◎미국의 전략/“도전엔 철저 응징” 단호/후세인 태도 봐가며 공격 계속 여부 결정미국의 대이라크 2차 공격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결사항전을 선언하고 나선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만 살펴 보면 2차 공격은 미국방부의 설명대로 1차 공격때 실패한 전략적 목표물을 「청소」하기 위한 마무리 작전이다. 이번 미국의 1, 2차 공격 목표물들은 이라크의 대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 공격을 위한 필수적 시설들이다. 국방부는 이라크가 미국의 우방에 대한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 이번 2차 공격의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이 이번 조치가 「확장된 비행금지구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쿠르드족 거점 공격을 기화로 이라크 남부의 비행금지 구역을 확장한 데 이어 또 한차례의 군사행동을 통해 철저한 응징 의지를 과시했다. 후세인 대통령이 자국군에 「비행금지구역」을 무시하라고 촉구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미군기 격추를 명령하고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같은 군사적 측면외에 클린턴대통령은 선거를 2개월 앞두고 국내정치적인 고려에서도 이라크에 대한 초강수 해법을 계속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차 공격 직후인 3일 밤 『무분별한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면서 후세인의 도전에는 응징이 따를 것임을 재차 경고했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의 쿠르드족 탄압을 방치하는 경우 「제2의 걸프전」을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번 공격은 걸프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일단 2차로 마무리된 듯하다. 클린턴은 또다시 이라크의 대응을 지켜본 뒤 적절한 후속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라크의 도발적인 항거가 계속되는 경우 클린턴의 강공이 뒤따를 것임은 분명하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중동의 무법자」로 낙인찍힌 후세인에 대한 응징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이라크 대응/군사력 빈약 선택 제한/아랍권에 “성전” 촉구속 버티기 나설수도
「확전이냐, 소강이냐」 선택은 이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달려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일단 3일 미국의 1차 미사일 공격 직후 대국민연설을 통해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에게 선택의 폭은 좁다.
군사문제 전문가들은 현재 후세인이 가진 물리력이 그의 의지를 뒷받침하기에는 턱없이 빈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80∼88년 대이란전때 서방의 후원으로 아랍권 최강의 전력을 보유했던 후세인의 군대는 걸프전 동안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한때 위용을 자랑하던 1백만 대군은 현재 35만∼40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5천여대의 탱크및 장갑차는 2천여대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스라엘 영공까지 위협하던 7백여대의 항공기는 헬기를 포함해 1백50∼2백대 정도로 줄었으며 걸프만에서 이란과 유조선 항로지배권을 다투던 해군은 아예 괴멸된 상태다. 더구나 90년 8월 쿠웨이트 침공 이후 지속된 유엔의 금수조치와 주요 무기공급원이던 구소련의 붕괴로 인한 부품 부족으로 현재 전력마저 얼마나 가동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따라서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의 전력이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만큼 「공격적 전력」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결국 후세인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수세적」일 수 밖에 없다. 벙커속에 들어가 미국의 공격을 버텨 내는 전략이다. 대선을 불과 두달 앞두고 있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지루한 대결구도는 재선에 치명적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 고통에 익숙해 있는 국민들에 「미제」에 대항하는 성전을 촉구하면서 아랍권의 민족주의 정서를 부추겨 미국의 대외적 입장을 곤혹스럽게 하는 전략이다. 미국이 현재 걸프지역에 주둔시키고 있는 공군·해군력은 어차피 전략적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제2의 걸프전」이 될 지상군 투입을 위해서는 최소한 3개월의 동원 기간이 소요된다. 후세인이 스커드 미사일 공격과 서방 인질 억류를 시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측의 명분만 높이는 역효과만 낼 것이 분명한 만큼 선택 가능성은 높지 않다.<윤석민 기자>윤석민>
◎2차 미사일 공격 가담/미 핵잠함 제퍼슨시티/크루즈 등 무장 가공할 위력 “킬러” 별명
미국의 2차 미사일 공격에는 걸프만에 포진한 항모 칼 빈슨 전투선단 소속 잠수함 제퍼슨 시티호가 가담했다.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제퍼슨 시티호는 미 잠수함대의 주축인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공격용 잠수함이다. 공격용 잠함은 전략핵 미사일 폴라리스를 적재한 「오하이오」급 잠함과 선단 호위를 위해 개발됐다. 적의 잠수함을 끝까지 추격, 「수중분해」해버려 「킬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길이 1백9.73m, 폭 10.1m, 높이 9.9m의 날렵한 몸매에 핵추진 터빈 2개를 장착, 물속에서의 최대시속이 30노트로 이동과 선회가 신속하다. 승선인원은 1백20명이며 배수량은 6천톤.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8발과 대공·함 하푼 미사일 4발, 4개의 어뢰 발사관으로 무장, 수중은 물론 지상 공중 모두를 방어함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가졌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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