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무릅쓴 모험 귀추 주목이홍구 신한국당대표의 정치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대표가 여권의 「뜨거운 감자」인 대구 위천공단 문제를 건드리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는 첫번째 관문이었던 6월의 파행정국을 「원칙고수」와 「타협」이라는 양축을 적절히 조화, 무난히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공단설립문제는 3월이후 당정이 고심을 거듭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여권의 최대난제다. 신한국당이 그동안 이에대해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면서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어정쩡한 자세로 일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이대표는 지난달 23일 대구방문에서 『절대로 피해가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데 이어 2일에는 부산 및 대구출신 의원과의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결론이 도출될 때까지 토론을 계속하겠다는 것이 이대표의 복안이다. 그러자 당내에는 『공연히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적지않다.
실제로 2일 토론회에서는 부산과 대구의 첨예한 입장차이만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주 부산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시민이 오염된 물을 먹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은 상태여서 이대표의 선택폭도 그리 넓지않다. 때문에 이대표의 「선의」가 결과적으로 TK의 실망감만 증폭시켜 현지민심의 이반을 더욱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이대표는 이에 따른 책임과 이미지 손상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대표측은 이같은 위험부담을 인정하면서도 『무언가 절충점이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태도다. 이대표는 지금 자신의 정치적 도약을 위한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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