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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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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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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침체되면서 업계에 명예퇴직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종전보다 퇴직의 조건은 좋아졌으나 대상이 고위직에서 평사원, 관리직에서 생산직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단순한 인사적체 정리차원에서 이제는 경영합리화를 위한 감원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SKI)는 지난달 14일 부장 및 과장급 3백8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신청을 받아 1백4명(28%)을 퇴직시킨데 이어 현재 7년 이상 근속자 또는 35세 이상의 사무직·생산직사원(대리 이하)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희망자를 모으고 있다. 대상자는 2천1백여명(전직원 3천6백여명의 58.3%). 이 가운데 6백∼8백여명이 명예퇴직 될 것이라고 한다. ◆선경인더스트리는 명예퇴직 조건을 후하게 제시하고 있다. 법정퇴직금 외에 연령 및 근속연수에 따라 최고 60개월분의 퇴직장려금과 퇴사후 2년간 자녀학자금, 경조금, 각종 기념품을 지급해 주기로 했다는 것. 또한 창업을 희망하는 퇴직사원에 대해서는 창업지원실을 통해 경영지도 등 지원도 해준다 한다. 이 정도면 회사측의 말대로 웃으며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난달 초에는 판유리메이커인 한국유리가 전직원의 20%에 상당하는 4백90여명의 임직원을 명예퇴직시켰다. 그 보다 한달전에는 포항제철의 판매전문계열사인 포스틸이 2백여명을 역시 명예퇴직시켰다. 모두가 회사의 군살빼기 차원에서 단행된 것이다. 경총이 최근 국내 2백7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5개사(27%)가 명예퇴직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명예퇴직은 「퇴직금+α」가 있어서 단순한 감원이나 해고보다는 부드럽고 따뜻할지 모른다. 또한 형식적으로나마 본인이 신청하는 형태를 취해 모양새가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감원은 감원이다. 본인과 그 가정의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없다. 명예퇴직제는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는 제도다. 남용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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