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단계 탈피 단가 낮춰 남미·아 등 수출 호황/무공해에 잠재력 무한… 업체들 설비 확장 경쟁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산업이 미국에서 날로 번창하고 있다. 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며 대체에너지로 본격 개발된 태양열에너지 산업이 실험단계를 벗어나 수출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솔라렉스 등 미국의 태양열에너지 회사들이 지난해 수출한 태양열 관련제품은 세계시장 규모의 30%에 해당하는 3억 달러에 달했다. 전체 무역규모에 비하면 아직 보잘 것 없는 수준이지만 미래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90년이후 해마다 10% 이상 고속성장중인 태양열에너지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태양열에너지 연구에 14억 달러를 투입한 미국정부도 2000년까지 미국회사들의 매출액이 두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미국 회사들은 현재 전세계에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내년말까지 생산용량을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확장할 계획이다. 태양열 관련장비의 일부인 태양전지판의 지난해 미국내 총생산량은 45㎿였다.
미국의 태양열에너지 산업이 급성장하게된 이유는 제품의 생산단가를 절감해 실용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w에서 300w에 이르는 다양한 발전용량을 지닌 태양전지판의 수출가격은 지난해 w당 4달러로 떨어졌다. 94년까지 5달러선을 유지하던 가격이 1년만에 20%이상 낮아진 것이다.
태양열에너지는 현재의 가격으로도 기존 전력시설이 없는 개발도상국에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는 20억명이 전기없이 살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전선을 설치하기 곤란한 사막, 정글, 산악지역등에 집중돼 있다. 솔라렉스사의 피터 윌슨 연구원은 『이들 지역에 기존의 전력장비를 세우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태양열에너지는 오토바이로도 장비운반과 시설설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인도는 가장 큰 시장이다. 인도정부는 99년까지 태양열에너지 부문에 5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세계은행도 인도의 5만 가구에 태양열을 공급하기 위해 5,500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솔라렉스사의 하비 포레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인중 2억4,000만명은 400달러 상당의 태양열에너지 시스템을 구입할 능력이 있다』며 『이는 유럽시장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라고 말했다.
멕시코 브라질 케냐등에서도 태양열에너지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성장잠재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태양열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태양전지판 하나로 전구 2개와 TV, 라디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태양열에너지는 설치후 유지비가 거의 필요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태양열에너지는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생산되는 태양열에너지 관련장비중 70%는 수출되고 있으며 30%는 국내에서 이용된다. 미국회사들은 산간마을 등에 태양열에너지 시스템을 낮은 가격으로 건설해주는 대신 이를 통해 신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체 전력사용량중 태양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0.1%도 안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태양열에너지 관련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어 머지않아 실용화 단계에 도달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현재 미국의 평균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모두 태양열에너지로 공급하려면 가구당 1만8,000달러의 시설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가구당 시설비를 6,000달러선까지 낮추면 기존 전력체계와 경쟁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윌슨 연구원은 『미국기업들은 지난 10년간 태양열에너지 관련제품의 생산단가를 절반 이상 줄였다』며 『21세기 중반까지는 태양열에너지가 미국에서 실용화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태양열에너지는 무선전화의 충전장치로 진가를 발휘하는 등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선진국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태양열에너지는 고갈될 염려가 없는 무한자원인데다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그린 에너지라는 이점때문에 환경문제가 심각해질수록 대체에너지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60%는 다소의 경제적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공해없는 에너지를 이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미시간주의 트래버스에서는 주민들이 값비싼 전기료를 내면서도 풍력발전소를 이용하고 있으며 태양전지판으로 지붕을 덮은 지역도 적지 않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태양전지판 생산 현황/작년 전세계 82㎿ 생산… 2000년까지 2배 성장 전망
지난해 태양전지판의 세계 총생산량은 82㎿ 였으며 이중 미국내 생산량은 절반이 넘는 45㎿였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0년 세계 총생산량은 180㎿, 미국내 생산량은 8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년만에 생산량이 두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태양열에너지는 급성장 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기업들은 생산량의 70%를 수출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35%로 가장 많고 유럽 32%, 아메리카 27%, 아프리카 7.0% 순이다. 국가별로는 독일이 전체물량의 26%를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이 16.1%로 두번째다. 이들 국가는 대체에너지 개발과 환경보호를 위해 태양전지판을 수입하고 있으며 무선전화기 충전등으로 인한 수요도 늘고 있다.
반면 기존전력체계가 부실한 브라질은 5.9%, 인도는 4.5%에 불과했으며 사막지대인 중동지역은 0.1%도 채 안된다. 이들 시장은 그러나 전년도에 비해 20∼30%로 수요가 급증하는 등 엄청난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인터뷰/미 솔라렉스사 최고경영자 포레스트 박사/“태양열 에너지 본격 성장궤도 올라/기술 비약발전 곧 기존 전력과 경쟁”
순수 미국기업으로는 미국내 최대 태양열에너지 회사인 솔라렉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하비 포레스트 박사(53)는 『태양열에너지 산업은 이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세계 각국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97년말까지 생산설비를 3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막과 정글지대에 산재한 주택의 지붕에는 솔라렉스사의 태양전지판이 촘촘히 수놓여 있다며 『태양열이 풍부한 사막지대에는 조만간 태양전지판이 가득차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사막지대를 가로질러 환자를 찾아가는 의사가 태양열을 이용한 냉장고로 백신을 보존하는 예를 들며 『태양열의 활용범위는 무한하다』고 말했다.
솔라렉스사의 수출전략은 선진국과 기존전력시설이 없는 개도국으로 양분돼있다. 인도등 개도국의 시장잠재력은 대단하므로 이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도 태양전지판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포레스트박사는 『현재는 독일과 일본 두나라에 수출하는 태양전지판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만간 개도국에 대한 수출이 압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태양전지판에 부착돼 빛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해주는 핵심부품인 광기전성전지(PV)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기존 전력체계와의 경쟁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수영과 다이빙이 열렸던 조지아공대 체육관의 전기도 솔라렉스사가 초대형 태양전지판으로 공급했다. 포레스트박사는 『이 체육관은 지금도 태양열을 이용하고 있다』고 자랑한 뒤 『기존 전력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는 한국도 이제는 태양열 에너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프레드릭에 자리잡고 있는 솔라렉스사는 현재 삼경에너지와 함께 한국에서 태양열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전지판 기준으로 17㎿를 생산한 솔라렉스사는 독일계기업인 지멘스 솔라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회사다.<프레드릭(메릴랜드주)=이종수 특파원>프레드릭(메릴랜드주)=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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