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선 염두 강경 포석”미국이 쿠르드 반군에 대한 이라크군의 대규모 공세에 맞서 걸프만의 군사력을 증강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어 이 지역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31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미군 개입 경고에도 불구, 약 2만명으로 구성된 기계화 부대를 동원, 북부 「비행금지구역」내에 위치한 쿠르드 반군 최대 거점인 아브릴시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친이란계 쿠르드 애국연맹과 친이라크계 쿠르드 민주당(KDP)이 17일부터 전투를 벌여 왔는데 이라크는 KDP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진격해 들어간 것이다.
미국은 현재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전개되는 이라크군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개입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91년 걸프전후 쿠르드족 보호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재발방지를 위해 이라크 영내 북위 36도 이북과 32도 이남지역을 이라크 항공기가 진입할 수 없는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어 놓았다. 또 쿠르드족 탄압을 인도적 차원에서 좌시하지 않겠다고 이라크에 경고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이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배경에 대해 의혹의 시선도 없지 않다. 일부 관측통들은 그간 수차례 있었던 쿠르드 반군에 대한 이라크군의 「통상적 행위」를 무시해 온 미국이 새삼스레 이를 문제시 하는 것은 대선정국을 염두에 두고 있기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11월 대선을 앞둔 클린턴행정부로서는 최근 잇단 중동지역의 불안정 움직임에 고심해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란 미 공군기지 폭탄테러와 TWA기 폭발 추락사건에 회교원리주의 세력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비판여론이 비등하고 대이란 ·리비아 제재법안 시행을 놓고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우방국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우파정부 출범에 따른 아랍권내 민족주의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어 이 지역에 대해 「고삐」를 다시 한번 죌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는 분석인 것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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