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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서울미술제 예정대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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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서울미술제 예정대로 연다

입력
1996.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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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협­KOEX,명칭 변경·공동개최 절충/올해는 외국화랑 배제 국제견본시 빛바래외국 화랑의 참여에 대한 국내 화랑들의 거센 반발로 개최여부가 불투명했던 96서울국제미술제가 행사명칭과 운영방식이 일부 변경돼 12월2∼10일 서울 KOEX 1층 태평양관에서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행사저지와 강행으로 팽팽히 맞섰던 한국화랑협회(회장 권상릉)와 한국종합전시장(KOEX)은 30일 『명칭을 서울국제미술견본시장(Seoul International Art Fair·SIAF)으로 변경, 매년 양측이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며 『올해는 세계 10여개국의 30대 젊은 작가를 집중 소개하는 세계차세대작가전 형식으로 열린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이번에는 한국화랑협회회원 중 희망하는 화랑만 참여시키며 외국작가는 미, 일등의 유수한 화랑을 커미셔너로 위촉, 추천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전권을 위임받은 권회장은 『21세기 현대미술을 이끌 역량있는 국내외 작가를 소개, 우리 미술의 수준을 점검하는 미술제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모든 작품가를 달러로 표시해 가격국제화를 실현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화랑협회의 제안을 KOEX가 수용함에 따라 성사된 올해 행사의 핵심은 외국 화랑의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 대신 국내외 화랑 전속의 젊은 작가를 초대형식으로 참여시키는데 있다. 2,400평규모의 전시장을 3등분, 1,600평은 국내 화랑들이 특색있게 꾸미고, 나머지 800평에는 국내외 작가를 초대, 무료로 전시회를 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운영방안은 어떻게든 미술제 개최가 성사돼야 한다는 KOEX와 내년 미술시장개방에 앞서 외국 화랑의 진출을 막아보려는 화랑협회의 입장이 절충을 이룬 것이지만 국제미술견본시장으로서의 의미는 크게 퇴색하게 됐다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다. 외국화랑이 배제됨으로써 화랑미술제나 마니프국제아트페어 등과 차별성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외국 화랑을 통한 국내 작가의 해외 진출마저 막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무료 개방하는 800평의 임대료를 KOEX가 떠안아야 하고 참여 화랑들이 대형공간을 채워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10월초 파리국제미술견본시(FIAC)에 나가는 14개화랑의 경우에는 준비기간이 두달 밖에 안되는데다 전시장 1평에 50여만원씩 소요되는 행사에 선뜻 참여를 결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미술평론가 최병식씨는 『외국 화랑의 추천을 받은 초대작가들을 객관적·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포토폴리오(작품집)를 함께 전시하고 설명회를 갖는 등 박람회형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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