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등 「생명연장」 연구 두각/옐친 심장치료 언론자문 “명성”… 첨단의학 새지평 평도안드레이 아코피안 생명센터원장(37)은 러시아 의학계의 기린아다. 최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건강이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생명의 연장 방안을 연구하는 그의 존재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장기이식이나 약물투여 등을 통한 수명연장과 노화방지, 재활 등에 관한 의학적 이론을 개발하고 집도하는 그는 죽음만을 기다려야 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돼왔다.
아코피안은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6월말 옐친 대통령의 심장치료에 대한 한 독일언론의 보도와 관련, 러시아 주간지 「아르구멘트 이 팍트(논거와 사실)」의 의학적 자문에 응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피를 신선하게 만드는 의학적 처방을 통해 수술을 받지 않고 심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또다른 주간지 「이토기(종합)」에서 옐친의 심장수술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어 보았다.
인간의 생명에 관한 그의 관심은 부모를 의사로 둔 의학적 집안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부모의 바람대로 79년 모스크바대의대에 들어간 그는 당초 유아 질병 퇴치를 위해 소아과를 선택했으나 수명연장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못해 외과로 진로를 바꿨다. 의대 졸업후 대학병원에 남은 그는 심장이나 신장 등 장기 이식의 성공률을 높이고 노화방지 불임퇴치 재활방안 등을 연구하고 실현하는데 주력해 왔다. 그의 목표는 「오래 살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의학적 연구를 통해 달성하는 것으로 21세기 첨단의학이 나아갈 방향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장기이식에 관한 연구로 88년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91년 생명센터에 초빙돼 93년부터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생명에 관한 한 꺼릴 것이 없어야 된다고 믿는 의사다. 그가 불임퇴치를 위해 세포 수술법을 개발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개발한 세포수술법은 짐승의 배에서 추출한 세포로 불임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휴머니즘 차원에서 의학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는 당당하게 대응했다. 세상의 모든 가치 가운데 생명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는 탓이다.
그는 앞으로 환경오염으로부터 인간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주력할 계획이다. 21세기는 인간이 스스로 파괴한 자연에 의해 파멸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