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68일전 불거져 「68유혈전당대회」 연상 “불길”/파문 최소화 부심속 가정 우선 공약 빛 바랠까 우려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선거참모장 딕 모리스(48)가 콜걸과의 섹스 스캔들로 사임한 소식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클린턴의 지명수락 연설을 뒷전으로 밀어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이 92년 대선 출마때 제니퍼 플라워스와의 성추문으로 곤욕을 치렀던 악몽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공교롭게도 이번 스캔들을 터뜨린 신문도 클린턴과 플라워스의 염문설을 최초로 전했던 타블로이드판 주간지 「스타(Star)」였다.
모리스에 대한 소문이 그의 주장대로 「황색 저널리즘」에 불과한지 여부가 채 드러나기도 전에 클린턴 대통령이 모리스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조기에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자질문제를 선거쟁점으로 들고 나온 공화당측에 더 할 나위 없는 호재를 제공한 셈이다. 클린턴 부부가 청소년 범죄 등 「미국병」퇴치를 위해 가정의 가치관을 강조하고 있는 한편에서 선거참모장이 창녀와 밀회를 즐겨 왔다는 폭로는 클린턴의 「가정 우선」공약을 위선적으로 비치게 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모리스는 78년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선거 당시부터 친분을 유지해 온 20년 지기로 클린턴-고어 재선운동의 주역이었다.
물론 제시 잭슨 목사의 표현대로 모리스는 「(워싱턴의) 벨트웨이 안에서나 알려진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에 두달후 투표장에서 그의 섹스 스캔들을 떠올리며 클린턴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는 있다. 그렇지만 그의 섹스추문은 클린턴측에서 볼 때 최악의 순간에 터져나왔다. 우연의 일치라지만 이번 사건은 대선일을 「68일」 앞둔 시점에서 불거졌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유혈데모로 얼룩졌던 지난 「68년」의 시카고 전당대회를 떠올리며 불길한 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시카고=이상석 특파원>시카고=이상석>
◎모리스 스캔들/미지 폭로내용/“콜걸에 국가 기밀·백악관 치부 떠벌려/자기과시 위해 클린턴과 통화도 듣게”
『유부남인 딕 모리스(48)가 지난 1년여동안 시간당 200달러짜리 콜걸 셰리 로랜즈(37)와 1주일에 한번꼴로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밀회를 즐겼다』
26일 뉴욕에서 발매된 타블로이드판 주간지 「스타」(9월10일자)가 폭로한 모리스의 섹스 스캔들 내용이다. 이게 전부라면 그렇고 그런 스캔들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일급국가기밀을 포함해 백악관의 치부까지 정부에게 떠벌렸다는 데 있다. 그는 로랜즈에게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클린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를 엿듣게 해주었는가 하면 지난달 초에는 당시로서는 「세상에서 단 7명만이 알고 있는 국가기밀」을 「누설」했다.
이 기밀은 1주일후 『화성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로 세상에 공개됐다. 이 금발의 콜걸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가 낭독할 연설문을 5일 전에 읽어볼 수 있었다.
로랜즈의 주장에 따르면 모리스는 특히 클린턴을 「괴물」, 힐러리를 「말썽꾼」이라고 멋대로 불러대는가 하면 『말썽꾼이 결혼만 안했다면 연애를 해보고 싶었다』며 낄낄거리기도 했다.
스타지가 이 스캔들을 처음 입수한 것은 지난달 중순. 딕 벨스키 편집장에 따르면 로랜즈가 모리스와의 대화내용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를 들고 제 발로 찾아왔다.
벨스키 편집장은 로랜즈에게 대가로 얼마를 주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다음주에 일기를 발췌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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