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세가 폭등/집값 안정이 촉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세가 폭등/집값 안정이 촉발

입력
1996.08.31 00:00
0 0

◎매매가 4년간 제자리 전세 선호 늘어나/일시 구입수요로 바뀔땐 집값 상승 우려/임대사업자 자격기준 완화 등 대책 절실집값 안정이 전세가격 폭등을 촉발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 안정이 4년이상 계속되자 집값이 오르지 않는데 굳이 부동산에 거액을 묻어둘 필요가 없다며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가 폭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0만호 주택건설사업이 끝난 92년이후 주택가격 안정이 계속되면서 주택개념이 「소유재산」에서 「주거공간」으로 바뀐데 따른 것으로 80년대말 90년대초 주택공급의 절대부족으로 인한 전세가격상승이나 주택가격 상승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도시와 서울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가는 1월이후 7개월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비싼 지역이 생겨날 정도다.

포항 학잠동 주공2차아파트 16평형은 실제로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200만원 비싸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분당신도시는 1월 평당 평균 191만원이던 전세가가 3월 226만원, 8월 중순 257만원으로 연초보다 35%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전세선호」현상과 전세가격 폭등이 주택가격을 밀어올리는 연쇄반응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89년에도 전세가격이 매매가에 접근하면서 일시에 매수세를 형성, 매매가를 밀어올린 결과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7개월간 매매가가 40%이상 폭등한 바 있다.

투기방지등 여러가지 집값 안정장치가 갖춰진 요즘 당시와 같은 가파른 매매가 상승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 그러나 전세물에 과다하게 쏠린 수요가 매매쪽으로 활발히 옮겨가는 현상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소형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 방화동, 노원구 중계동 상계동, 구로구 구로동 등지에서는 주택임대사업을 위해 5채이상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양동의 한 부동산업자는 『이들 지역의 매매·전세가 격차는 불과 1,300만∼1,500만원정도이고 대체로 국민주택기금(1,200만원)을 융자받을 수 있는 국민주택규모이기 때문에 전세를 안으면 세금만 치르고 집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수요의 매매수요로의 이동을 반영해 아파트매매가도 신도시의 경우 2주전부터, 서울과 6대도시는 며칠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분당시 구미동 무지개LG아파트는 2주전보다 3,000만원 올랐고 서울 신정동 신시가지 9단지아파트 45평형은 2,000만원 올랐다.

국토개발연구원 손경환 박사는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옮겨가 장기적으로 우리 주택시장의 기조인 매매가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과다한 전세수요 흡수를 위해 임대사업자 자격기준을 완화하는 등 임대주택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