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아시아 경쟁국들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7.40달러로 소득수준이 우리보다 2배 이상 높은 싱가포르의 5.82달러나 대만의 4.82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 1만달러 밖에 안되는 나라가 2만달러가 넘는 고소득 국가보다 27∼53%나 임금이 높으니 이런 데서 무슨 경쟁력 같은 게 생길 리가 없는 일이다.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등 고비용 구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경쟁을 할 수가 없다는 업계의 하소연을 실감나게 해주는 조사결과다. ◆그러나 미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일본과 한국산 자동차를 비교해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일부 소형차를 제외하면 한국차나 일본차나 값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고 이 때문에 한때 잘 나가던 국산차가 미국시장에서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제조업 평균임금은 23.66달러로 우리보다 3배 이상 높다. 3배 이상 높은 임금을 주고도 일본이 어떻게 우리와 비슷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는 것일까. 일본에 비해 3분의 1밖에 안되는 값싼 임금을 주면서도 왜 우리는 일본과 비슷한 가격으로 수출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고비용 고비용 하니까 모든 핑계를 임금에 대고 다른 노력은 게을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에는 정부조차도 고비용은 구조적인 것이고 단기처방은 금물이라니까 거기다가 모든 핑계를 대면서 대책같은 데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는듯 한가한 태도다. 근로자나 기업이나 정부나 모두가 서로 네탓만 하면서 자기할 일을 미루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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