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지침만으로 규제 잦은 혼선/명문규정 등 뚜렷한 기준 제시 시급가수가 내한공연을 갖고 음반이 국내에서 출반되는 등 일본 대중문화 유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음반의 수입추천을 맡은 공연윤리위원회나 공연허가를 담당하는 문화체육부는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가요의 한일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도 밝히지 않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최근 일본 팝팬들의 우상인 구보다 도시가 작곡하고 노래한 음반 「Sunshine Moonlight」가 공륜의 수입추천을 받아 국내에서 발매됐다. 또한 일본가수들의 영어음반 「Boom」도 내달 중순 발매될 예정이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고 김소운의 외손녀 사와 토모에는 한국말로 노래를 부른다는 조건으로 국내공연 허가를 받아 한국에서 정식으로 공연하는 일본국적의 대중가수 1호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가수 이박사의 음반은 공륜심의에서 반려돼 그의 노래의 실체를 알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은 오히려 노래를 접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일본가수의 영어음반 「Outrage」는 공륜의 수입추천을 받아 발매됐다가 일본가수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회수됐다. 최근에는 중국 가수 아이징이 중국어로 부른 음반은 작곡자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반려됐다.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에 대해서는 명문화한 규정이 없다. 문체부의 지침으로 수입이 차단되고 있을 뿐이다. 문체부 영상음반과의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엔카(연가)는 안되며 순수연주음반이나 재즈 클래식음반만 수입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일본어 가창은 안된다』고 기준을 밝혔다.
그러나 음반사들은 『공륜의 수입 추천 통과여부는 순전히 운에 달렸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심의위원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일례로 구보다 도시의 음반은 지난해부터 여러차례 접수·반려를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통과됐다는 것.
가요계에서는 『당국은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 등으로 양국간 문화교류가 증가할 시점에 일본대중문화의 수입에 대한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김경희 기자>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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