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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도식 깨고 「중도」 싸움/미 대선전 민주·공화 정강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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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도식 깨고 「중도」 싸움/미 대선전 민주·공화 정강 비교

입력
1996.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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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중산층표 의식 색깔 동화/「소득세 15% 삭감」만이 핫이슈「진보는 민주당, 보수는 공화당」이라는 미 정치의 전통적 도식이 깨지고 있다. 96 민주·공화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양당의 정강정책은 이같은 경향을 확연히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시카고 전당대회를 통해 아예 「중도」를 표방하고 나섰다. 공화당도 지난번 샌디에이고 전당대회에서 「상식에 기초한 보수노선」을 강조했다. 결국 민주당은 우로, 공화당은 좌로 향함으로써 이번 대선은 마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밥 돌 공화당후보의 「중도대결」로 압축됐다는 분석이다.

양당의 목적은 자명하다. 4년전 선거 승패를 좌우했던 백인 중산층의 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양당이 채택한 정강을 보면 ▲강력한 미국의 지도력 유지 ▲중산층 부활 및 가족적 가치 중시 ▲작은 정부 지향 ▲2002년까지의 균형예산 달성 등 큰 맥락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

복지정책과 범죄척결정책 등 세부적 국내 사회정책도 마찬가지다. 클린턴은 공화당이 주장해 온 「복지개혁법안」에 이미 서명했다. 공화당이 장기로 삼아온 범죄척결정책도 클린턴이 「커뮤니티 패트롤」지원 등의 정책을 잇달아 발표, 공화당을 무색케 했다.

물론 낙태 사형 동성애 이민자 정책분야에 대해선 양당이 기존 입장을 고수했지만 여기서도 변화의 맥이 짚어진다. 낙태와 관련, 여성의 선택권을 중시해 온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낙태를 고집해온 토니 홀 하원의원의 연설을 허용하는 전향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공화당은 대조적으로 낙태 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당원의 연설을 배제했다.

이같은 흐름속에 양당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부문이 바로 조세정책이다. 밥 돌후보가 내놓은 소득세 15% 삭감안이 「최대 전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돌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클린턴은 5천억달러가 넘는 세수 감소액을 초래할 것이라며 맹렬히 반격한다.

외교·무역분야에서도 양당은 한결같이 보수·공격적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방법과 완급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화당은 ▲전미미사일방어체제 구축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구권 가입확대 ▲테러 척결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무역분야에서는 무역정책을 강화,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가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클린턴은 이보다는 온건한 입장이다. 그 역시 미국의 세계 지도력 유지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외교력을 통한 미국의 위상 제고를 더 강조한다. 하지만 그도 통상분야에선 미국의 이익 수호를 위해 다자간무역협정의 틀과 함께 개별 국가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을 병행하는 공세적 무역정책을 선호하고 있다.<시카고=이상석 특파원·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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