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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감상의 기초지식(공연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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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감상의 기초지식(공연읽기)

입력
1996.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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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를 감상하는 데 어떤 사전지식이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사전지식같은 것은 필요없다고 하면 농담으로 대답하는 줄 안다. 지식이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것은 물론이지만 없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눈치다. 그만큼 선입관이 완강하다. 매일 얼굴을 대하는 가족도 죽을 때까지 서로 모르면서 사는 것이 삶이다. 단숨에 알아지는 것치고 깊이 있는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두고두고 알아보려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굳이 처음부터 사전지식이 꼭 있어야 할 법이 없다. 오페라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전지식을 가졌다 한들 직접 보고 듣는 것과 같겠는가. 더구나 지식이 관람의 「자격」처럼 여겨져서는 안된다. 바로 관객의 지식 정도가 다양했기 때문에 발전해온 오페라의 역사를 본다면 객석에 오히려 지식이 없는 관객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할 만하다.그런데 그러고 보니 관객의 「자격심사기준」이 될 만한 「지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를 향한 이제는 그 기준이 엄격히 지켜져야 할 때이고 모르는 것은 서로 가르쳐주어야 한다. 바로 매너에 대한 지식이다.

공연장에 들어오는 데 입장권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다. 무대에 서는 사람들이 땀을 흘리며 준비한 것을 공짜로 보겠다는 그 심리가 우선 염치가 없을 뿐 아니라 관객이 극장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없는 단적인 예다. 공연장에서 표를 파는 행위는 예술행위가 이뤄지기 위한 전제이다. 표를 사야만 공연이 살고 공연이 살아야만 관객의 삶이 풍부해진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공연에 기부금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공연장에 늦게 도착하는 사람은 정말 관객으로서 자격이 없다. 무대에 있는 사람들이 늦으면 안되는 것처럼 관객도 늦어서는 안된다. 미술품감상과 달리 공연예술은 무대인과 관객이 만나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페라를 청소년이 관람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동을 겨냥하고 만들어진 작품은 거의 없다. 아동과 청소년은 반드시 성인이 동반하여야 한다. 술을 어릴 때 잘못 배우면 안되는 것처럼 공연장의 매너도 어릴 때 잘못 배우면 아예 모르는 것만 못하다. 잘못 배운 것이 어른이 되어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오페라에 대한 사전지식 한 가지만―프로그램을 사서 공연 5분 전에 읽어볼 성의가 있다면 그 관객은 오페라광이 될 소질이 충분히 있다고 단언한다.<조성진 예술의 전당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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