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옐친 지원한 민영방송/국영방송 제치고 「TV4」 따내러시아의 TV채널 4를 둘러싼 국영방송 RTR와 민영방송 NTV간의 채널권 싸움이 사실상 NTV측의 승리로 끝나 러시아 방송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양 방송사는 93년부터 함께 사용해온 채널 4를 독점하기 위해 투쟁해 왔는데 NTV측이 지난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채널주도권을 장악, 9월부터 방송시간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RTR소속의 교육방송 프로그램 「러시아 대학」은 현행 상오 9시∼하오 6시 방송시간대를 하루 3시간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을 NTV측에 넘겨준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 방송구조 개편이 확정됐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RTR측은 4,000여명에 이르는 방송인력을 방송시간에 맞게 수백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같은 방송구조 개편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계기는 지난 대통령 선거. 이고르 말라첸코 NTV회장이 대선에 앞서 옐친 대통령의 선거대책 본부에 합류하고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보도태도를 바꿔 옐친 대통령의 재선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당시 NTV의 태도는 대선 이후 채널 4를 독점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RTR측도 이에 맞서 교육방송의 필요성을 내세워 정부요로에 진정하는등 채널권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에두아르트 사갈라예프 RTR회장은 정부측의 자금지원 중단압력에 끝내 굴복,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NTV측이 채널 4의 주도권을 확보함으로써 채널 1 국영 ORT 방송과의 시청자 뺏기 싸움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방송계는 내다보고 있다. NTV는 93년 민영방송으로 출범한후 보도 프로그램의 80% 이상을 대정부 비판에 할애하고 심야 성인프로그램을 도입, 시청자들로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방송시간 및 시청권의 제한으로 구 소련권을 대상으로 종일 방송하는 ORT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NTV측이 채널 4의 방송시간 확대를 계기로 위성 5개 채널을 확보, 우랄지역으로 한정된 시청권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지역까지 넓히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적극 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NTV플러스로 명명된 위성 5채널은 외국영화와 국내영화, 스포츠, 뉴스, 음악등으로 편성돼 시청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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