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인가 우려/제조업 외 건설경기까지 침체/연착륙 위한 7%대 목표 위태/국제수지 적자도 겹쳐 상황 악화일로물가 성장 국제수지 등 흔히 「세 마리 토끼」로 비유되는 3대 거시경제지표들이 모두 목표궤도를 벗어나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우리 경제가 고삐풀린 물가에 경제성장마저 위축되는 「고물가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국면에서 국제수지적자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제수지의 경우 경상수지적자가 연초 정부가 내세웠던 억제목표선(50억∼60억달러)을 크게 벗어나 7월까지 93억달러에 달했고 올 연간으로 1백5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의 국제수지관리 차질규모가 약 1백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연간 4.5%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7월말까지 이미 4.2% 상승, 이미 목에 차있는 상태다. 게다가 1·4분기에 7.9%였던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기준)마저 2·4분기 들어 6.7%로 떨어져 마지막 남은 한 마리 토끼마저 놓칠 판이다.
정부는 올 경제성장률 목표를 7.0∼7.5%로 세웠다. 작년부터 하강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9%대에서 7%대로 충격없이 안착시킨다는 이른바 「경기연착륙」을 경제운용의 최대 과제로 내걸었다.
경기가 단기간내 급속히 위축될 경우 기업과 가계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을 받게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4분기 GDP성장률이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6.7%로 떨어지고 상반기 성장률이 7.3%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 7.0∼7.5%의 연간목표를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성장목표의 최하한선인 7.0%에라도 이르려면 하반기 성장률이 최소한 6.8%에 달해야 하는데 하반기 첫달인 7월부터 각종 지표들은 적신호만 나타나고 있다.
수출이 3년만에 처음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했으며 1∼6월 20.4%에 달한 재고증가율은 꺾이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를 나타내는 건축허가면적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2·4분기 산업별 생산동향을 보면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해온 제조업이 이제 경제성장률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제조업은 지난해 3·4분기만 해도 11.7% 성장, 전체 성장률(9.8%)을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제조업성장률은 전체 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1·4분기에 7.8%로 전체성장률 7.9%에 못미쳤으며 2·4분기에도 전체 성장률 6.7%를 밑도는 6.5%까지 밀렸다. 따라서 전체 GDP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경기가 다시 살아나지 않는 한 목표달성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경기 악화도 2·4분기 GDP성장률을 낮추는데 크게 작용했다. 건설업성장률은 정부가 4·11총선을 앞두고 공공부문 공사를 조기발주해 1·4분기엔 9.6%를 기록했다.
2·4분기에도 정부건설이 10.9% 증가했지만 민간건설(2.3%)이 워낙 저조해 전체적으로 4.8% 성장하는데 그쳤다. 민간건설중에서도 정부건설에 영향받는 토목건설(18.1%)부문을 제외하면 주거용건설(1.8% 감소)등은 오히려 마이너스성장을 했다.
금융연구원의 최공필박사는 『2·4분기 6.7%성장은 반도체가격 하락등 교역조건악화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교역조건악화가 투자를 위축시키는 등의 영향을 미치게 될 올 4·4분기부터 국내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문건 상무는 『상반기중 그나마 7%대의 성장이 유지된 것은 기업들이 재고누증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감축하지 않았고 물량기준 수출도 꾸준히 증가한데 힘입은 것』이라며 『하반기엔 기업의 수익이 급격히 악화해 재고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 업종의 공급과잉으로 기업이 본격 투자조정에 들어가면 경제성장률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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