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변호인단 복귀,검찰과 2라운드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1심재판이 26일 마무리됐지만 항소심의 법정공방은 1심보다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1심 재판부가 12·12사건의 박준병 피고인과 5·18사건의 황영시 정호용 피고인의 내란목적 살인혐의부분에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항소심을 향한 검찰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반면 전씨측도 1심판결 결과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12·12사건은 검찰 공소사실이 대부분 인정됐고, 5·18부분도 비상계엄전국확대가 폭동으로 규정되는 등 변호인단의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소심에서는 1심공판도중 변호인을 사퇴했던 전상석 이양우 한영석 변호사 등 전·노씨의 변호인단이 전원 법정에 복귀, 검찰과 법정공방 2라운드를 벌인다. 전씨 변호인단은 7월8일 변호인단 사퇴후 한달여간 항소심 준비에 전념하며 「결사항전」의 태세를 갖춰 왔다. 이미 항소이유서작성을 시작했고 기록검토와 증인 선정작업을 내부적으로 마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검찰 공소사실이 1심에서 전부 유죄로 인정될 것을 가정하고 항소심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선고결과에 동요할 이유는 없다』며 『재판부와 국민들에게 우리의 주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1심에서 재판부의 증인취소 조치 및 주 2회 재판강행등으로 곤욕을 치렀던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는 「핵심증인 선별신청」으로 공판전략을 바꿨다. 재판부가 항소심에서도 시간을 제한할 것이 분명해 1심보다 증인을 대폭 줄이는 대신 신문의 집중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비자금 사건의 경우 변호인단은 1심에서 「12·12와 5·18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증인신청을 포기하고 심리를 조기종결시켰다. 변호인단은 비자금사건이 부각될 경우 피고인들의 도덕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 「확전」을 피할 것으로 보여 항소심에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실형이 선고된 재벌총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고인이 항소를 포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은 1심에서 외형상 상당한 「전과」를 거뒀지만 공소사실 일부는 무죄가 선고되는 타격을 입기도 했다. 물론 검찰은 무죄부분에 대해 즉시 항소할 뜻을 밝히고 있다. 검찰이 항소심에서 소극적 방어보다는 공세적 대응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현재의 특별수사본부를 그대로 유지, 변호인단의 공세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변호인단의 「청문회식」재판 진행을 막기 위해 항소심 쟁점을 집약, 효율적으로 재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인단이 1심의 유죄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1심에서 다소 불분명하게 정리됐던 사실관계는 부분적으로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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