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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혹한 판결…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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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혹한 판결… 충격적”

입력
1996.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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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씨비자금 선고공판 재계 반응

일부 실형선고 기업들 침통·대외이미지우려

허탈하고 당황한 기색속 앞으로 사업걱정

집유기업들은 다소 안도 향후 불이익 신경도

노태우씨 비자금사건 공판에서 당초 예상을 뒤엎고 일부 기업인에 대해 실형이 선고되자 재계는 당혹감을 금치 못하며 향후 기업활동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이날 실형이 선고된 김우중대우그룹회장 장진호진로그룹회장 최원석동아그룹회장 정태수한보그룹총회장등은 모두 국내외 경영활동을 직접 진두지휘해온 그룹의 간판 경영인이어서 이번 판결이 향후 이들 기업의 행보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그룹은 『그동안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할 때 실형선고는 의외의 차원을 넘어서 충격 그 자체』라며 『너무 가혹한 판결이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연중 절반이상을 해외에 체류하며 세계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우중회장이 산적한 경영현안을 앞두고 실형을 선고받자 대우그룹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며 긴장하는 분위기. 특히 공판을 마치고 중국 호텔 준공식에 참석차 28일 출국, 유럽을 경유해 다음달초 귀국할 예정이었던 김회장의 일정도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리비아 대수로 2단계공사의 통수식을 앞두고 27일 출국할 예정인 동아그룹 최회장도 큰일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곤혹스런 표정이다. 특히 기소된 기업인들중 최회장이 가장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자 그룹측은 허탈하고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캄보디아 메콩강유역 농지개발, 러시아 유전개발, 세계 60개국 한식당 체인점 건설, 중국내 식품 생수 주류공장 건설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있는 진로그룹도 장회장의 실형선고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한보그룹은 보석으로 풀려난 정총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자 시종일관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했다.

이들 그룹들은 공판 직후 즉시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한편 항소여부 등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분위기였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삼성 대림 동부그룹등도 『실형은 피했지만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만큼 앞으로 세계 경제무대에서 직·간접의 불이익을 받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에 선임된 이건희회장이 법정에 선다는 사실 자체를 곤혹스럽게 생각해온 삼성그룹은 『그동안 경제·스포츠 외교를 통한 국위선양에 앞장서온 이회장의 공로가 최종판결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섭섭한 감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을 선고받은 동부와 대림그룹은 『재판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침체된 국가경제를 살리는데 일조하기 위해 경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수가 직접 연루되지 않은 기업들도 이날 공판이 특정 기업인에 대한 선고라기보다는 그동안 정경유착의 관행에 젖어온 재계 전체를 피고인으로 한 심판이라고 보고 법원의 강경한 판결에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완전히 끊지 않으면 엄중 처벌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표현』이라며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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