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해상에서 조업중 발생한 페스카마호 선상반란은 사건의 충격성 만큼이나 관계당국 및 해당업체의 사전·사후대책도 어이가 없다.『중국 교포선원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흉기를 들고 대들기도 한다. 빨리 이들을 교체해 달라』는 선장의 긴박한 마지막 교신이 들어온게 지난 3일.
한국인 선원보다 외국인 선원이 3배인 상황에서 이들중 일부가 흉기를 들고 사관들에게 대드는 상황을 국내에서는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결론이다.
선원송출회사인 (주)제양은 마지막 교신이 있은 보름뒤인 19일에야 부산해경에 이 사실을 신고했다.
부산해경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선박 침몰 ▲중국인 선원들의 선박탈취 후 중국 귀항 ▲외국선원들의 선박장악후 한국선원 억류 등 크게 3가지로 예측했다. 모두 극한 상황이었다.
부산해경은 국제구난조정본부와 사모아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해안경비대에 수색협조를 요청했으나 회신을 못받았다. 국제적 구난채널 이용에 익숙지 못했던 탓이다. 또 해양수산부도 (주)제양의 실종신고 접수이후 사고발생해상 주변의 한국선단을 통한 수색작업이 고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선상반란 사실이 확인된지 3일이 지났는데도 사고원인 수사권확보 선박예인문제 등에 대해서는 『확인중, 협상중』이라는 말만 되뇌이고 있다. 인천의 해양경찰청에는 원양어선 사고데이터 조차 없다.
「바다를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거창한 구호아래 이달 출범한 해양수산부의 첫번째 능력시험대이었던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어로행정이 낙제점 수준임을 재차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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