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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에세이집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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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에세이집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입력
1996.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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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온 30여년 「작가의 길」 회고「…너는 이제 말[언]의 걸인이 되어 저문 저자의 문을 두드리고 두드리며, 행여 아직 잠들지 않은 사람들이 조금씩 나눠 주는 말을 동냥해서 이 더럽고 저속한 시대, 남루한 식탁 위에 필요한 양식으로 내놓으리니. 아흐 굽어 살피소서 굽어 살피소서. 나날의 성찬에도 배부르지 아니하고 언제나 비럭질할 수 있도록 정승대감은 굽어 살피소서…」.

66년 12월, 연병장에서 기합을 받고 있던 육군이병 최인호는 신춘문예 당선전보를 받고 눈 쌓인 백야의 연병장에서 홀로 이런 다짐을 했다. 이미 고교 2년때인 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 작가의 길을 예비했던 그는 이제 51세가 되어 지나온 30여년의 회고와 일간지에 실었던 시론을 모아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여백간)를 냈다. 젊은 날의 초상, 세상을 보는 시각, 삶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에세이집이다.

젊은 날의 그는 글쟁이 지망자들이 으레 국문과에 가는 것이 아니꼬워 영문과에 들어갔고 수많은 단편소설을 각 신문사에 대신 투고토록 하고 입대하면서 당선소감까지 써놓았던 청년이었다. 시론부분에는 광복 50돌을 맞아 우리 마음 속의 총독부건물을 철거하자고 주장한 「신경복궁타령」, 2002년 월드컵의 공동개최를 한일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자는 「동해물아 춤을 추고, 후지산도 일어서라」등 민족과 시대에 대한 발언이 담겨 있다.

그런데 왜 「통곡한다」인가. 모든 일에 통곡하는 열정과 사랑을 지니고 살고 싶기 때문이다. 통곡하는 열정과 새로운 말을 비럭질하는 자세로 그는 글을 써온 것이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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