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로 평성서만 20여명 사망/주민들 칡뿌리 가루 등으로 연명”21일 제3국을 통해 귀순한 북한주민 동용섭(52), 윤경석씨(35)가 이날 하오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량난과 전쟁준비 등 북한의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평남 개천출신의 윤씨는 인민군 상사로 제대, 평성사범대 역사학부를 졸업하고 90년 5월부터 조선의학과학원 미생물연구소 연구사로 근무 도중 두만강을 통해 탈북, 귀순했다. 함남 북청출신인 동씨는 북청에서 종합기술학교를 졸업후 북청군 건재공장 노동자로 근무하다 귀순했다. 윤씨는 북한에 부모와 아내, 자녀 2명을, 동씨는 아내와 자녀 3명을 두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북한의 콜레라 전염실태와 미생물연구소의 성격은.
『지난해 7월과 10월 평남 평성에서만 콜레라로 무려 20여명이 사망하는등 북한 일원에서 콜레라가 창궐했다. 올해에는 함남에서 콜레라가 퍼졌다는 소문을 들었다. 원인조사결과 북한내 상수도관이 낡아 녹이 스는등 위생상태가 불량해 균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생물연구소는 전염병예방이 목적이다』(윤)
―북한의 전쟁준비실태와 식량난은.
『이제까지 배를 곯아가며 주민들이 전쟁준비에 몰두해 왔고 인민군뿐만 아니라 교도대 노동적위대등 민간조직도 정상적인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민군내에서도 군량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식량난이 심하며 이때문에 이래 죽든 저래 죽든 전쟁을 하는게 낫겠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5년전부터 식량배급이 안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외국식량이 들어온다고 방송이 됐으나 남한쌀은 들어보지 못했다. 당간부나 안전부 등에만 식량이 공급되고 주민들에게는 안 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주민들은 칡뿌리 등을 가루로 만들어 연명하고 있으며 굶어죽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윤)
―올해 작황실태와 노동자에 대한 대우는.
『탈출당시 1개작업반에 모내기를 위해 필요한 비료가 100톤인데 1g도 배급되지 않아 금년 농사도 불보듯 뻔하다는 말이 나왔다. 일을 해도 일한 만큼의 보수를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원료난으로 시킬 일거리도 없어 노동자들이 자신이 먹고살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는 형편이다』(윤·동)
―탈출동기는.
『월남자 가족이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감시의 대상이 돼 탈출을 결심했다』(윤)
『부모가 6·25 당시 남한에 동조했다고 돌에 맞아 숨졌으며 가족들은 광산으로 쫓겨나는 등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동)
―중국접경지역의 감시실태는.
『중국 접경지역으로 탈북자들이 많이 생기자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1개사단을 보강한다고 했다. 붙잡히면 죽기 때문에 죽을 각오를 하고 탈출한다. 주민들은 탈북기회만을 노리고 있으며 주민중 한사람만 보이지 않아도 당의 책임자가 조사를 나가도록 돼있다』(윤)
―장인이 군요직에 있다는데.
『장인이 공군부대 연대장으로 있으며 인민군 제대후 고향에 배치돼 일을 하던중 처를 만나게 됐다. 장인의 역량으로 대학도 나오고 평성에 거주할 수 있었다』(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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