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증명없는 피의 사실 공표/“명예훼손 손해배상해야”

◎대법,원고 일부 승소 판결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돈희 대법관)는 21일 91년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 증거부족으로 풀려난 권모군(당시 10세)과 가족들이 국가와 담당경찰관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수사기관이 공표한 피의사실이 진실로 믿을 상당한 이유나 증명이 없다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원고들에게 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은 권군의 자백만을 근거로 폭력비디오를 모방해 여동생을 살해했다는 피의사실을 언론기관에 발표했으나 이 자백이 진실이라는 증명이나 진실로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피의 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군은 91년 9월 자신의 집에서 동생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받던 중 경찰이 이를 언론에 공표했으나 자백의 신빙성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풀려나자 국가 등을 상대로 5천여만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었다.<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