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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고래 잡으러 가는 날/90년대판 뮤지컬 「고래사냥」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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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고래 잡으러 가는 날/90년대판 뮤지컬 「고래사냥」개막

입력
199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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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서그들이 고래를 잡으러 간다. 길, 고향, 고래. 이 단어들에 설렘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동참할 만하다. 「별들의 고향」에서부터 70년대 젊은이의 초상을 그린 소설가 최인호, 모더니즘과 전통의 영역을 넘나드는 연출자 이윤택, 그리고 대중음악가 김수철이 만들어내는 뮤지컬 「고래사냥」이 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된다.

실존적 고민에 빠진 대학생 병태가 동정을 바친 창녀를 고향으로 데려다 주는 이야기 「고래사냥」의 90년대판은 어떤 모습일까. 「날라리」같은 병태, 성녀와 같은 창녀, 일상 속에 공존하는 희·비극을 통해 권태와 환멸의 현시대를 그리겠다는 것이 연출의도다.

도입장면. 연세대 앞을 본뜬 무대에 애수마저 어린 느린 곡조의 「나도야 간다」가 흘러나오면 흰 옷 입은 창녀들이 배드민턴을 치고 짬뽕을 배달시켜 먹는 모습이 정말 늘어지게 연기된다. 폭발적인 것을 기대한 관객의 허를 찌르는 장면이다. 이어 대학축제의 댄스경연, 전경훈련 등의 갑작스런 소동이 벌어진다.

경찰서에서 세상이 시시한 병태의 고민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편곡된 「고래사냥」에 따라 그의 여정도 시작된다.

영상과의 만남도 비장의 무기다. 독일 영상팀과 결합, 움직이는 영상 속에 인물의 연기가 어우러지는 특수효과를 처음 선보인다. 시골 장터장면에선 품바타령이 만드는 공동체적 에너지를 맛볼 수 있다. 장두이(왕초) 남경주(병태) 송채환(춘자)의 매력이 발휘되며 김수철이 새로 작곡한 15곡 등 노래 24곡이 삽입된다. 9월4일까지 월∼토 하오 4시 8시, 일 하오 3시 6시. 745―0123<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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