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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자 처리 경찰·검찰·법원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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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자 처리 경찰·검찰·법원 표정

입력
199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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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명 영장 속속 청구 “철야 심사”/최 검사장 새벽까지 수사팀 독려/검사 3명 당직판사에 보내 상황 설명도/“5백명 넘으면 여론 부담” 구속자수 조율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법에는 하오 8시30분께 노량진경찰서에서 4건의 구속영장이 처음 신청된 것을 시작으로 밤 늦게까지 시내 12개 경찰서로부터 연세대 시위관련 연행자 3백50여명의 구속영장이 속속 도착했다.

전날 한총련 학생들의 농성을 가까스로 마무리 한 경찰은 3천4백99명의 연행학생들을 서울시내 30개 경찰서로 분산해 밤을 꼬박 새며 조사했으나 증거자료가 모자라고 조사요원이 부족해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었다. 학생들은 시위때와는 달리 고분고분 조사에 응했지만 대부분 폭력시위 혐의를 부인해 조사경찰들이 큰 애를 먹었다.

○…검·경은 이날 밤 구속대상 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10여건씩 무더기로 신청, 22일 새벽 3시께에야 영장청구를 모두 마쳤다.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들은 물론 최환검사장등 주요간부들은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며 영장청구 상황을 점검하며 수사팀을 독려했다.

검찰은 영장청구에 앞서 서울지검 공안2부 손녕기검사등 수사검사 3명을 당직판사에게 보내 연세대 농성장면등을 담은 사진 3백여장을 보여주며 현장상황을 직접 설명하는 등 영장발부에 신경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법원은 당초 이날 하오부터 검찰에 신속한 영장청구를 요구했으나 차질이 생기자 한때 특별당직판사를 운영할 것을 검토했다는 후문. 그러나 법원은 대부분 같은 유형의 영장들이고 일반사건 영장청구건수가 20건이 넘지 않는다는 경찰보고에 따라 2명의 판사에게 영장심사를 맡기는 평상시 체제를 유지했다.

한편 이날 서울지법의 영장당직을 맡은 김윤권 판사와 노수환 판사는 영장심사에 앞서 『영장청구 건수가 많지만 밤을 새울 각오를 하고 있다』며 『억울한 학생들이 없도록 세심히 기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경은 영장청구 직전까지 구속범위를 놓고 진통을 거듭하다가 결국 연행자 3천4백여명의 10%수준인 3백50명선으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초 영장청구대상을 4백18명으로 분류했으나 구속범위가 연세대농성이전 구속된 93명을 포함해 5백명선을 넘는 것은 여론의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구속자수를 4백40여명 수준으로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서에서 밤샘 조사를 받은 학생 1백30명은 20일 저녁을 먹은 뒤 경찰이 끓여준 컵라면등으로 야식을 하며 오랜만에 배고픔에서 벗어났다. 종로서도 학생들을 전경식당으로 데려가 밥을 먹였고 최루가루 제거용으로 흰 물수건을 나눠주기도 했다.<이태규·김정곤 기자>

◎“내 딸 내 아들 어디있나요”/연행 학생부모들 소재 확인위해 동분서주/30개 경찰서 전전·「182」 전화문의 빗발

한총련 시위학생의 학부모는 며칠째 밤잠을 설치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농성 학생들이 분산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는 20일 밤부터 서울 30개 경찰서에는 아들 딸을 찾으려는 학부모들의 근심스런 발길이 밤새 이어졌다. 자녀들의 소재와 건강상태를 확인하느라 동분서주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20일 밤부터 서울경찰청이 연행학생들의 인적사항과 경찰서 소재 등을 컴퓨터에 입력해 안내하는 「182」전화에는 학부모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입력이 늦어져 대부분 학부모들은 자식들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지방대학생들이 대거 연행됨에 따라 지방에서 상경한 학부모들은 경찰서 근처에 여관을 잡고 아들 딸의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20일 하오 9시15분께는 남총련 소속 학생들이 연행된 서울 동대문경찰서 앞에는 광주에서 올라온 학부모 50여명이 몰려와 아들딸의 소재를 확인해달라고 호소하다 발길을 돌렸다. 전남 해남에서 올라온 김순명씨(60)는 『막내딸(전남대 지구공학 1)이 동대문서로 연행됐다고 해서 왔는데, 경찰에서 확인조차 안 해준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서울 송파서는 1시간에 20∼30통씩 밀려드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특히 송파서에는 탈진했거나 부상해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학생들이 많아 학부모들을 더욱 애타게 하고 있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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