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론 우려 돌발결정·안전조치 미흡” 지적도20일 새벽 이뤄진 경찰의 전격진압 작전은 시위학생에 대한 정부의 선별적인 사법처리 방침과 경찰의 「총기사용 불사」 입장이 발표된 지 12시간만에 전개됐다.
이날 진압작전은 특히 시위학생들중 상당수가 탈진상태에 빠진데다 귀가를 원하고 있는데도 경찰이 농성장을 봉쇄, 학생들에 대한 동정론이 점차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이뤄져 경찰 스스로 시의적절한 작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진압작전이 끝난 뒤 정부관계자는 『경찰과 학생들간의 대치상태가 며칠 더 계속됐다면 한총련 지도부가 과격 학생들로 이뤄진 투신조를 동원, 무모한 자살을 시도하는 등 돌발사태가 일어날 소지도 있었다』며 『새벽의 전격 진압작전은 이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탈학생이 속출하는 가운데 궁지에 몰린 한총련 지도부가 극단적인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컸다는 말이다.
진압작전에 참여한 경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총련 지도부와 핵심 조직원들의 행동은 일반 국민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며 『투신조 등의 명칭에서 드러나듯 마치 광신교도들처럼 집단의 이념을 위해서는 기꺼이 무모한 행동을 시도할만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며칠째 굶은데다 퇴로마저 차단돼 있어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게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의 진압작전은 종교계와 학계 인사 등이 학생의 안전귀가를 선행조건으로 중재에 나서는 가운데 이뤄져 경찰 수뇌부에서 여론의 반전을 우려해 성급히 내린 돌발적인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찰은 특히 50여명에 달하는 이탈학생들이 『농성장을 빠져나가려는 학생들을 사수대가 막고 있다. 오히려 허기와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찰이 진입해 상황이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전하는 등 진압작전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연세대 사태가 「더이상 끌어서 득될 게 없다」는 경찰내부의 판단도 컸으리라는 분석이다.
이날 경찰은 건물안에서의 시위농성을 진압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 옥상장악 조차 하지않고 병력을 투입, 옥상에 있는 학생들이 쉴새 없이 던져대는 돌과 집기에 맞아 상당수의 전경이 부상했다. 심지어는 학생들의 투신을 막기위해 동원한 매트리스를 방패로 삼았을 정도다. 그만큼 이날 새벽의 진압작전은 체계적이지 못했고 준비도 부족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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