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잔류자수 경찰 추산 4배/종합관 여 많고 과학관엔 남 다수/「의혈대」「해방군」 등 사수대 구성범청학련 통일대축전 행사와 관련, 9일동안 경찰에 연행된 학생은 무려 5천명이 넘는다. 연세대 과학관과 종합관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농성하다 20일 하루동안 연행된 학생만 3천2백여명. 19일까지 경찰에 연행된 학생 2천4백여명을 합하면 5천7백여명에 달한다.
17일부터 과학관과 종합관을 철저히 차단, 「압박작전」을 편 경찰은 당초 시위학생이 1천1백여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통일대축전에 참가한 학생 8천여명 중 절반 이상은 이미 교내를 빠져나갔으며 과학관에 6백여명, 종합관에 5백여명 등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진압작전이 끝난 뒤 경찰은 자신들의 시위학생 추산이 크게 빗나갔음을 인정해야 했다. 경찰이 이날 종합관에서만 끌어낸 학생이 2천1백93명.
경찰의 진압작전 직후 학생들이 빠져나간 과학관에도 2천명이상의 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너진 담을 통해 탈출하다 경찰에 검거된 학생만 1천여명이었고 탈출과정을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절반 이상의 학생이 검거되지 않았다고 말해 과학관에 남아있던 학생은 최소한 2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위학생들에 대한 경찰 정보력의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12일부터 시위인원을 계속 확인하고 학교측을 통해서도 확인했으나 이렇게 많은 인원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진압작전이 펼쳐지기 직전 한총련 지도부는 장기간의 시위농성으로 많은 학생들이 빠져나갔지만 종합관에 2천여명, 과학관에 2천4백여명이 남아 농성중이라고 밝혔다. 한총련 지도부는 17일부터 「인명부」를 직접 작성, 시위대 인원확인과 이탈방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압작전이 펼쳐진 종합관에는 부산·경남총련, 대구·경북총련, 서총련, 충북총련, 충남총련 등 중부권과 영남지역 학생들이 많았고 과학관에는 남총련, 전북총련 등 호남출신 학생들이 주종을 이뤘다.
종합관에는 특히 여학생이 절반 이상이었고 종합관 사수대는 서총련 소속의 중앙대학생들로 이뤄진 일명 「의혈대」와 부산·경남총련 소속의 전투행동대 학생들이 맡았다. 반면 과학관에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았고 남총련 산하 전투행동대소속의 일명 「민족해방군」이 사수대를 구성했다. 서총련 의장 박병언씨(23·연세대 총학생회장)와 한총련 투쟁국장 등 한총련 간부들은 모두 과학관 건물에 있었다.
20일 연행된 학생가운데 한총련 지도부는 거의 포함돼있지 않았다. 종합관에서 시위를 벌였던 학생들은 거의 저학년 학생들이었고, 도주하다 붙잡힌 과학관 농성학생들도 발걸음이 느린 여학생이나 저학년 학생들이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연세대 농성 및 진압 일지◁
▲8월12일=한총련 소속 대학생들, 정부의 제6차 범청학련 통일대축전 원천봉쇄에 항의, 행사장인 연세대 앞서 시위.
▲8월13일=한총련 대학생 6,000여명, 도심시위후 연세대 진입. 내무등 3부장관 폭력시위 엄단 담화발표. 학생들, 자정께 통일대축전 전야제 강행.
▲8월14일=한총련, 연세대 대강당에서 남북해외청년학생 연석회의 강행. 경찰, 첫 병력투입 강제해산 시도.
▲8월15일=경찰, 두차례 병력투입. 통일대축전 폐막식 무산. 학생들, 과학관 및 종합관 점거농성 시작.
▲8월16일=경찰, 네번째 병력 투입.
▲8월17일=경찰, 과학관 및 종합관에 대한 봉쇄작전 개시. 한총련 본부 및 지역총련 사무실이 있는 고려대등 8개대학 압수수색.
▲8월18일=안병영 교육부장관, 연세대서 대책회의.
▲8월19일=이수성 총리, 주동자 엄벌 담화문 발표. 박일룡 경찰청장, 총기사용 등 폭력시위 강경대응 입장 발표.
▲8월20일=상오 5시43분 경찰, 종합관 진압작전 개시. 상오 5시53분 경찰, 종합관 진입성공. 상오 6시18분 학생들, 옥상에 백기. 상오 7시40분 경찰, 종합관 옥상까지 완전 장악. 상오 9시45분 과학관에서 농성하던 학생 2,000여명 탈출 개시, 20여분만에 무너진 담장으로 탈출 성공. 경찰, 이들중 1,000여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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