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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먹통 소동(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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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먹통 소동(프리즘)

입력
199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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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컴퓨터통신망인 아메리카 온라인(AOL)을 연결하려고 몇번을 시도해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정전이 된 것도 아니고 컴퓨터에 고장이 생긴 것도 아닌데 온라인은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날 온라인이 연결됐다.AOL의 스티브 케이스 회장 명의로 된 장문의 회신이 화면에 들어왔다. 일시적인 온라인 가동중단을 사과하면서 앞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례적인 내용이었다.

이날 온라인 가동중단은 아침 일찍 AOL 기술자들이 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갑자기 컴퓨터가 나가면서 발생했다. 일상적인 단순작업에서 발생한 사고였기에 고장 원인을 발견하는데도 10여시간이나 걸렸고 덕분에(?) 600만 가입자들은 이날 「인터넷 없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었다.

컴퓨터통신을 하던 사람은 하루동안 대화를 할 수 없었고 인터넷에서 사업의 주요정보를 얻던 기업인들은 신문을 뒤적이며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인터넷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들은 금전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인터넷으로 꽃배달을 하던 업체는 온라인이 먹통되면서 4만∼5만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한다. 증권투자 프로그램에 가입한 사람들은 투자할 종목을 찾지 못한 것도 분통이 터지지만 가입비만 수만달러 날려야 했다.

이날 일은 일회성 사고로 그쳤지만 미국에서는 21세기로 넘어가면서 컴퓨터에 큰 오류가 발생할 것이라며 법석을 떨고 있는 문제가 있다. 다름아니라 컴퓨터에 입력된 두자리의 연식기호가 2000년이 되면 「00」으로 표기돼 컴퓨터 가동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컴퓨터 연식기호를 바꾸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라고 은행에 지시했고 일부 항공사는 2000년이 되는 당일 항공기 운항을 중단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언어 창조, 인쇄기 발명에 이어 컴퓨터 발명은 문명 발달에 제3의 혁명이라고 불린다. 인류문명이 발달할수록 사고도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컴퓨터의 연식기호같은 문제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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