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지」란 우리 사회에서만 통하는 일종의 부동산 투기수법이다. 도시정비나 재개발지역에 사는 주민이 연고권을 가졌을 때 웃돈을 주어 취득하면 「딱지를 샀다」고 말한다. ◆원래는 70년대에 서울에서 도시정비를 위해 산·국유지 등에 난립했던 무허건 축물을 철거하면서 이 용어가 생겨났다. 살 곳이 없게 된 해당주민에게 변두리나 지방 아파트의 입주권을 준 것이 투기의 수단이 되면서였다. 딱지는 후에 재개발지역에서도 통용되어 땅은 있지만 건축비 마련이 어려운 주민의 목돈마련 기회가 됐다. ◆딱지꾼에겐 특출한 수단과 정보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계획이 공개된 다음엔 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하철 도로개설은 물론, 주요 건물의 신축정보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때는 「구청 담당공무원이 이들의 손에 놀아난다」는 소문도 있었고 실제로 사전정보 유출로 쇠고랑을 찬 공직자도 많았다. ◆공해로 불모지가 되어 가는 여천공단 주변에 요즘 전입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이 지역의 오염실태를 발표하고 「사람살기에 부적격한 곳」으로 판정한뒤 전출자보다 전입자가 훨씬 늘고 있는 것이다. 시의 집계로도 최근 한달동안 무려 4백77가구(1천1백73명)가 전입해 전출(91가구 1백68명)가구의 5배를 넘고 있다. ◆이같은 기현상에 시는 이주보상금을 노린 위장전입자들일 것으로 보고 정밀조사를 실시, 36가구(1백2명)를 적발해 복귀조치를 내렸는데 전입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 주변엔 전문 딱지꾼들까지 있어 전입을 부추기는가 하면, 아직 마련되지도 않은 3개년 이주계획의 해당여부까지 안내하는 등의 농간으로 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고 한다. 지지부진한 여천공단의 이주문제가 별 부작용을 다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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