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서적·비디오·슬라이드 등 갖춰/“외국 정보 제공 「베끼기」 발 못붙이게”패션평론가 허준씨(59)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패션자료실을 열었다. 「모드피아 패션라이브러리」라는 이 자료실은 희귀서적과 비디오 슬라이드 등을 갖추고 회원제로 운용케 된다.
『요즘 활동하는 제3세대 패션디자이너의 작품에도 외국디자인을 본뜬 것이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외국 정보가 어두우니까 마구 베끼는 것이 아직도 용인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는 허씨는 그런 점에서 패션분야의 세계흐름과 역사를 일깨워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허씨가 이 자료실을 연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이 자료실에는 「파리 모드 100년」 「재단사가 말하는 랑방」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초기시절」 같은 보기힘든 영화가 있다. 또 샤넬의 숙적이었던 장 파투, 20세기초 오트쿠튀르를 창안한 찰스 프레데릭 워드등 국내에는 거의 없는 디자이너 전기와 작품집등 디자인과 복식사 관련 전문서 8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허씨는 「모드피아」를 통해 패션인들의 비정기세미나를 가능한 한 자주 가질 예정이다. 『세미나를 통해 창작의 뿌리가 되는 복식사도 일깨우겠지만 아직도 혼선을 빚고 있는 패션용어 정리작업도 함께 하고 싶다』고 밝힌다.
허씨는 고대 철학과 출신으로 국제복장학원을 나온 이색경력의 패션인. 69년말부터 명동에 「허준부티크」를 열어 디자이너로 활동했으나 87년 『우리나라에도 패션평론이 필요하다』며 평론가로 변신했다.
모드피아는 디자이너 뿐 아니라 코디네이터 머천다이저 등 모든 패션분야 종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02)517―6679<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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