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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소사장」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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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소사장」 속속 등장

입력
1996.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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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아이디어 사업화 「사내벤처제도」 확산/자금·인력 지원받지만 독자운영 수익도 나눠「아이디어만 있으면 나도 사장」 제일제당의 유통사업추진팀 박현철 과장(35). 유공의 바이오텍팀 노승권 차장(34)…. 직급은 과장 차장에 불과하지만 실은 사장명함을 갖고 있는 어엿한 기업경영인이다.

최근들어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기업내 기업인 「사내벤처제도」 또는 「사내기업가제도」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대우 LG그룹 유공 데이콤 삼성데이타시스템 제일제당 등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샐러리맨 소사장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과 인원은 회사측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물론 월급과 직위는 그대로 유지한다. 그러나 아이디어 제안자가 모회사로부터 허가받은 사업에 관해서는 사장과 같은 전결권을 부여받고 사업의 진두지휘를 맡는다. 결국 사내벤처제도는 일반 샐러리맨에게 기업경영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기업으로서는 직원들의 창업마인드를 고취시켜 사내에 잠재돼 있는 사업기회를 발굴, 신사업 신기술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LG그룹은 그룹 차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사내벤처제도를 도입, 10월께 사내기업을 발족시킬 방침이다. LG그룹은 이를 위해 임원 6명에 사장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벤처사업추진위를 회장직속기구로 구성했다. 현재는 기존사업을 제외한 신사업만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공모중인데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통신단말장치분야 등에 관한 아이디어가 쇄도하고 있는 상태다. LG그룹은 제일제당이나 유공등과 형태가 비슷한 사내기업형 외에도 직원이 사직한뒤 회사와 직원이 일정비율로 투자를 하는 「별도법인형」과 아이디어만 회사에 제공하고 포상을 받는 「사내사업제안형」 등 3가지 형태로 사내벤처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제일제당에서는 올 1월 두명의 사내기업가가 탄생했다. 「캐릭터비즈니스사업」의 사장인 박현철과장과 「CD롬 타이틀 제작사업 사장」인 김성주 주임(29). 제일제당은 이들을 회장직속의 독립조직으로 발령하고 2명의 임원을 후원자로 선정, 사무실 임대 등에 30억여원의 자금지원과 인력지원을 하고 있다. 두 팀은 제일제당 본사와는 별도로 서울 남대문로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활동을 전개중이다. 이들 사내기업가는 운영전반에 대한 사업자금과 인력을 지원받는 대신 수익금은 8대 2로 나눈다.

유공 바이오텍팀의 노차장은 선경그룹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사내기업으로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 91년 유공 연구원이던 그는 정유저장시설 곰팡이제거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사업을 시작, 「팡이제로」를 내놓아 장마철의 곰팡이 문제를 해결해 유명해졌다. 93년 첫해에 43억원, 95년 10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등 엄연한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노차장은 올해 155억원의 매출에 한달 2억원대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외에도 컴퓨터 통신 전문업체인 데이콤, 미원그룹의 미원정보기술 삼성데이타시스템에 2∼5명의 소사장이 있다.

◎인터뷰/제일제당 사내기업가 1호 박현철 과장/“평소 하고 싶은 일 의욕 절로”

『앞으로는 개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회사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제일제당 사내기업가 1호로 캐릭터사업을 총괄지휘하는 박현철 과장(35)은 『사내기업가 제도를 잘 이용하면 회사는 직원들의 잠재된 아이디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회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직원 4명과 올 1월부터 사무실을 독립해 캐릭터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박과장은 요즘 기대에 부풀어 있다. 14일부터 21일까지 KOEX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만화페스티벌」대회의 캐릭터인 「범이」와 「꼬추」의 판권을 획득, 이를 티셔츠 모자 가방에 새겨 주문생산한 기념품을 대회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첫 사업인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박과장은 국내에서는 캐릭터시장 자체가 아직 활성화가 안된 상태지만 올해 매출 3억원 달성은 거뜬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과장의 사업방향은 주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판권을 산뒤 이를 기업에 맞는 이미지로 바꿔 제공해주고 수익을 얻는 것이다.

박과장은 『평소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데다 경영자입장으로 바뀌고 보니 힘들어도 금새 잊고 일을 능동적으로 처리하게 된다』고 만족을 표시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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