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엔 사상 최고인 달러당 821원70전까지 치솟아/“사실상 경기부양팀” 환딜러들도 달러확보전 치열/민간연구소선 “연말까지 800원선 유지” 수정 전망새 경제팀 출범이후 원화환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8월초까지 외환딜러들이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달러당 815원선이 13일을 기점으로 힘없이 무너진데 이어 16일엔 사상최고치인 821원70전(시장평균)까지 치솟았다. 이에따라 외환딜러들은 「더 오르기전에 사두자」는 달러확보전을 벌이고 있고 민간연구소들은 기존 환율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개각후 환율이 급등한 것은 외환딜러들이 새 경제팀을 「경기부양팀」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외환딜러 최억씨는 『8월초까지 외환딜러들은 815원을 정점으로 보았으나 새로 출범한 경제팀이 경상수지적자 억제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돼 환율이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이연호 연구위원도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새 경제팀이 물가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국제수지 악화를 막는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며 『국제수지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단기적인 처방이 환율상승 유도책이기 때문에 이같은 관측이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8·8 부분개각」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각을 단행했다』고 언급한 대목과 한승수 부총리가 『우리 경제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제대로 된 처방을 내놓겠다』고 발언한 대목등이 경기부양 및 경상수지억제책 마련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연구위원은 『한부총리가 상공부장관시절부터 안정론자라기보다는 부양론자라는 인상을 갖고 있어 이같은 관측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역협회가 최근 『수출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적정환율은 달러당 860원대』라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외환딜러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700원대 환율이 800원대로 들어선 6월과 같이 재·업계가 수출증대를 위해 환율상승책을 요구할 것이란 기대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LG연구소의 이창선 연구위원은 그러나 『새 경제팀 출범후 달러를 미리 사두려는 가수요현상과 단기환차익을 노린 투기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경상수지적자가 130억∼150억달러이상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들이 새로 나와 환율을 오르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연구소들이 6월 올연말 환율이 780원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을 때만 해도 경상수지적자가 연간 100억달러선에 멈출 것이란 다소 낙관적 분석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민간연구소들은 이에따라 올연말 환율이 780∼790원대로 다시 내려갈 것이란 6월의 전망을 일제히 수정, 최소한 800원선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연말환율은 790원에서 805원대로 수정전망했고 대우경제연구소는 780원대에서 810∼820원대로, LG경제연구원도 790원대에서 810∼820원대로 수정전망했다. 이들 전망은 10월이후 외국인주식투자한도 추가확대로 외자유입(달러공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한 것이다.
외환관계자들은 여전히 새 경제팀의 경제운용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경제팀이 외환관계자들의 관측과 달리 실제로는 물가안정에 무게를 실은 정책을 내놓을 경우 환율상승세는 한풀 꺾일 수 있으며 반대로 예상과 같이 경기부양과 경상수지적자 방어책을 내놓을 경우엔 환율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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