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전 일본에서 집단 식중독사고를 일으켜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병원성대장균 O―157이 우리 국내에서도 검출된 것은 어떤 병원균이라도 이제는 국경이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고 있다.또한 이 병원균은 식품관리의 부실이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평소 우리의 우려 대상인 허술한 「식품관리」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O―157 병원균은 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남미 등지에 확산되어 오다가 90년엔 일본에서도 발견되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일본에서 집단 식중독으로 2명이 사망하면서 단시일내에 1만여명에게 전염, 10명의 사망자까지 낳아 우리나라 등 주변국을 바짝 긴장토록 했다.
보건당국은 우리의 경우 인간전염이 아닌 동물전염단계에서 균이 검출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에선 가검물채취 시기가 지난 7월이었기 때문에 그동안의 인간전염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아직 전국의 병원에서 환자발생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당국은 16일부터 국립의료원을 중심으로 특별대책반을 가동했는가 하면 전국의 도축장과 관련업자에 대해서도 지도·점검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O―157병원균 검출은 우리 모두에게 여름철 위생을 비롯, 식품의 관리와 유통, 일상생활상의 위생관리, 특히 「청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반성토록 하는 「계기」가 돼야겠다. 먼저 우리 식품의 관리, 유통과정이다. 이번의 병원균도 문제는 도축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전국의 도축장들에 대해 위생시설이나 관리 등이 완전하다고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트럭에 적당히 실어나르는 유통과정이나 도·소매업 또는 음식점에서의 관리 역시 허술하기 짝이 없다. 최근 소비자보호원이 전국 9개도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0개업소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었던 사실도 우리의 위생안전의식이 어떤 것인지를 잘 설명해 주는 한 예다. 위생관리의 허점은 학교·군·직장 등의 집단 급식현장에서도 곧잘 발견된다. 한마디로 불완전한 상태다. 구조적으로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일본에서 O―157이 확산되자 식육관리에 허점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보고서를 낸 일이 있다고 한다.
보건당국은 이번의 병원균검출과 함께 일반의 행동수칙으로 날음식을 삼가며, 조리기구등을 깨끗이 할 것등을 아울러 당부하고 있다. 이 모든 사항들이 결국은 「청결」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특히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현저히 나아진 생활을 하면서도 청결에서는 아직 무딘 점이 많다. 특히 공중장소, 집단생활에서 아직 불결한 구석이 너무 많다. 번듯한 도심의 바로 뒷길에는 악취나는 쓰레기봉투로 보행이 어려울 정도다. O―157은 방역차원만이 아닌 「청결」 「깨끗하고 냄새 안나는 생활 주변」차원에서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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