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시간30분만에 철수/학생 3백40여명 연행/“오늘도 행사 강행” 또 충돌 우려/학생·경찰 1백50여명 부상경찰의 전격적인 해산작전은 불과 1시간30여분만에 끝났다. 경찰은 하오 2시 학생들이 이적성 집회인 남북해외청년학생 연석회의를 벌이자 병력투입을 결정했다.
경찰이 헬기와 중장비까지 동원해 교내로 들어오자 학생들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며 거세게 저항했고, 경찰이 다시 교내를 빠져 나간뒤 신촌일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이날 충돌로 정인성군(21·대전전문대)이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등 학생과 경찰등 1백50여명이 부상했다. 전격적인 병력투입으로 일시 해산했던 학생들은 이날 밤 늦게까지 곳곳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고, 15일에도 통일대축전행사를 강행키로 해 다시한번 격렬한 충돌이 우려된다.
▷진입◁
경찰은 하오 2시40분께 연세대 상공에 헬기 2대를 띄워 해산을 권유하는 안내방송을 해 병력투입을 예고했다. 이어 5분후 북문에 10개 중대 1천5백여명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동문 남문 정문 등 4곳을 통해 동시에 해산작전을 전개했다. 상공에는 헬기 11대가 3대씩 교대로 떠 백양로 민주광장 노천극장 등에 모인 학생들에게 3차례 최루액을 살포했다. 경찰은 병력투입에 앞서 신촌일대의 교통을 전면 통제하고 1백26개중대 1만4천여명을 학교 주변 지하철역 등 외곽에 배치했다.
▷학생들의 저항◁
경찰이 강제해산 작전에 나서자 학생 2천여명은 정문 안쪽에 폐타이어 의자 농구대 등으로 쳐놓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다.
학생들의 저항에 한동안 주춤하던 경찰은 바리케이드에 붙은 불을 소방차로 진화한 뒤 중장비로 장애물을 제거하고 정문을 통과했다. 학생들은 정문 저지선이 무너지자 이과대와 도서관 교육대학원 건물 옥상 등으로 대피했다. 경찰은 대피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연행하지는 않았다.
▷압수수색◁
경찰은 학생들 해산과 함께 학생회관내 총학생회와 서총련 사무실, 대강당 등 행사장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이날 수색에서 화염병과 쇠파이프 이적표현물 걸개그림 플래카드 등 수천점의 시위용품과 디스켓 등을 수거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이 끝난 하오 4시17분께 병력을 교문밖으로 철수했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학생 3백40여명을 붙잡아 시내 각 경찰서에 분산, 시위 가담정도를 조사중이다.
▷연세대 주변◁
강제진압 사실이 알려지자 동국대 건국대 한양대 등 5개 대학에 흩어져 있던 학생들은 대학별로 지하철 등을 타고 속속 연세대 주변으로 집결했다. 하오 5시20분께는 신촌로터리 주변에 학생 5천여명이 모여 차도를 점거한 채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병력투입과 학생들의 시위로 신촌일대는 하루종일 작전구역처럼 봉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며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최루가스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교통체증◁
이날 밤 서울시내 도로는 곳곳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시위 여파로 신촌 일대를 비롯, 광화문 종로 등 강북 전역에서 밤늦게까지 최악의 교통상황이 빚어졌다. 특히 종로―광화문―서대문 등에서는 퇴근길 차량들이 2∼3시간씩 묶여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김경화·이동훈 기자>김경화·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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