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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토착화 “압정패션”/질질끌리는 바지 압정으로 신발에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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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토착화 “압정패션”/질질끌리는 바지 압정으로 신발에 고정

입력
1996.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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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바지」로 보이지만 창의력은 높이살만『압정패션을 아십니까』 중고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이 압정패션은 자락이 긴 바지단을 뒤쪽으로 말아 신발밑창이나 뒤꿈치에 압정으로 고정한 차림을 말한다.

압정패션은 마치 60∼70년대 여성들이 입었던 「일바지」(일본말 「몸뻬바지」)를 연상시킨다.

길고 통이 넓은 바지를 땅에 끌리는 자락부분만 뒤쪽으로 말아 운동화 뒤꿈치에 붙이고 압정으로 고정하면 발목부분만 잘록한 몸뻬바지와 비슷하게 된다.

양천구 신월동에서 문구사를 하는 박모씨(39)는 『압정을 구입한 뒤 문방구 한쪽 구석에서 바지를 추스르고 신발에 압정을 고정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이런 용도로 압정을 찾는 여학생이 하루 2∼3명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생이 주류를 이루는 압정패션의 원조는 「힙합(Hip Hop)」을 비롯한 흑인랩뮤직이 유행하면서 번진 「힙합패션」이다.

통 큰 바지를 엉덩이에 걸치고 바지단은 땅에 끌리도록 늘어뜨려 입는 힙합패션의 변형이 압정패션이라는 것이다.

「힙합」에 「압정」이 들어간 것은 땅에 끌리는 바지단 때문. 힙합바지를 입다 부모님과 교사에게 『단정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자 고민끝에 뒷부분을 말아 운동화에 고정시키게 됐다는 설명이다.

난곡중학교 국어교사 신연희씨(26·관악구 신림11동)는 『힙합패션이 반사회적 저항의식을 담은 흑인들의 랩뮤직에서 시작됐지만 바지단에 먼지가 묻어 쉽게 더러워지는 등 위생상 문제가 많았다』며 『압정패션은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학생들의 창의력마저 엿보여 좋다』고 말했다.<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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