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파도보다 호우 피해 더 클듯제주도 남쪽에서 쓰시마섬 동쪽해상으로 북상중인 제12호 태풍 「커크」는 올해 우리 나라 부근으로 다가 온 태풍 가운데 위력이 가장 강하다.
커크는 중심부근 최대풍속(초속)이 37m로 강도가 「매우 강」 다음인 「강」에 속한다. 초속 37m의 바람은 나무가 뿌리째 흔들려 뽑히고 가옥과 농작물에도 광범위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위력을 지녔다.
이 태풍의 최대 풍속은 지난달 일본 규슈(구주)지방을 강타하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던 제6호 태풍 「이브」의 30∼35m를 능가한다. 또 현재의 최대풍속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1904년 관측 이후 우리나라에 다가온 태풍 가운데서도 10위권내에 들게 된다.
커크의 반경은 7백80㎞로 「초대형」 다음인 「대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을 강타해 큰 피해를 낸 제9호 태풍 「허브」(9백㎞)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태풍 이브(2백80㎞)보다 2배나 큰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태풍 때와는 달리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 된다. 다만 7월 수해를 크게 입었던 북한은 태풍의 가장자리에 들어 간접 영향만 받겠다.
이와 함께 이번 태풍은 바람과 파도보다는 호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은 태풍의 오른쪽이 강하고, 파도는 오른쪽 아랫부분이 세며, 비는 앞쪽이 많이 내린다. 따라서 쓰시마섬 부근을 2시 방향으로 스쳐지나갈 것으로 보이는 커크는 우리나라에는 많은 비를 뿌리는 대신 일본에는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낼 것이 확실시된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우리나라에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를 쏟아 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태풍의 이동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보통 태풍은 북위 30도 이북에서 시속 10∼15㎞로 움직이는데 비해 커크의 시속은 24㎞에 달한다. 이 때문에 태풍이 일정 지점을 빨리 통과, 한반도가 영향권에 드는 시간도 줄어들 것같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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