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소송 제기해도 법원선 판단 유보/대부분 협상통해 대가 지불후 찾아와자기회사명과 같은 인터넷 도메인네임을 남이 등록, 보유한 것을 알게된 기업들은 뒤늦게 자기 이름을 찾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다. 당연히 자기이름이라고 생각하지만 법정싸움을 통해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무지의 대가로 엄청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 선진국 미국에서는 이미 도메인네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94년 조슈아 퀴트너라는 사람이 햄버거로 유명한 맥도널드(McDonald.com) 이름을 등록한 게 대표적인 사례. 퀴트너는 도메인네임 발급체계의 문제점을 제기하기 위한 등록이었다며 맥도널드가 자선재단에 출연하는 대가로 도메인네임을 넘겨주었다.
지난 7월2일 뉴욕포스트 신문이 nypost.com을 등록한 파한 메몬을 상대로 도메인네임 반환소송을 제기한 게 가장 최근의 사례. 메몬은 『nypost는 New York Post가 아니라 New Year`s Post』라며 『5만달러에 팔겠다』고 맞서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뉴욕포스트의 패소를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카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페라리사는 한 미국인이 ferrari.com이란 홈페이지에 경쟁관계인 람보기니의 스포츠카 광고를 게재해 곤욕을 치렀다. 결국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광고를 철회시켰지만 도메인네임을 찾아오지는 못했다.
95년4월부터 올 2월 사이에 외국인들에게 도메인네임을 빼앗긴 현대, LG, 효성, 쌍용, 기아등 국내 대기업들도 적지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우선 자기이름을 사용한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할 수 없다. 쌍용의 경우는 자사이름 페이지에 「PC-Dimension」이라는 엉뚱한 미국회사소개가 나와있기까지 하다.
이름을 빼앗긴 국내의 몇몇 대기업은 도메인네임을 찾아오기위해 외국의 등록자와 교섭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않은 대가를 요구해 도메인네임 분쟁은 우리에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상태다.
이 문제가 법을 통해 해결될 전망도 별로 없다. 미국법률협회가 「인터넷에서의 상표권에 대한 소위원회」를 구성할만큼 관심은 높지만 법원에서는 「상표권도 아니고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할 뿐이다.
그동안 법정에서 도메인네임을 돌려주라는 판결이 나온 사례는 거의 없고 대부분 협상을 통해 상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찾아왔을 뿐이다.<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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