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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도메인네임」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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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도메인네임」 확보 비상

입력
1996.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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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문패역… 경쟁사 등서 악용땐 엄청난 타격/경제적 잠재가치 인식 지명·숫자까지 등록 경쟁인터넷이라는 가상세계의 도메인네임을 확보하는 일이 현실세계 정보통신산업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도메인네임분쟁(Domain Name Dispute)」이라는 말이 법정에서 쓰이는 관용어로 자리잡을 정도로 기업들간에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황의석씨(32)가 한국일보사에 기업관련 도메인네임 400여개를 위탁(본보 7월11일자 보도)한 이후 대기업들은 「자기이름」확보 비상이 걸렸다. 도메인네임의 경제적인 잠재가치를 인식한 사람들은 벌써 서울, 2424등 기억하기 쉽고 장차 돈이 될만한 지명, 숫자 도메인네임 등록에 나서고 있다.

도메인네임은 인터넷에서 이름 또는 문패와 같은 것.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다국적기업 IBM의 홈페이지를 찾고 싶으면 도메인네임 www.ibm.com을 키보드로 입력하면 된다. 인터넷이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회사명과 같은 도메인 네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된다. 서로 다르면 인터넷에서 찾기도 힘들 뿐더러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경쟁사가 이를 악용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우리로선 불행한 일이지만 미국의 인터닉에 등록해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com을 확보할 수 있다. 각국에서 발급하는 국가별 도메인을 받으면 co.kr 같은 식이 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찾아가기에 불편해진다.

다른 사람이 특정 도메인 네임을 미리 차지하면 이를 되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현대 LG 효성 쌍용등 주요그룹의 도메인네임이 외국인 손에 넘어가 애를 먹고 있다. 도메인네임을 둘러싼 분쟁이 많이 발생한 미국에서도 법정에서 해결된 사례가 없고 「협상에 의한 해결(out of court settlement)이 최선」으로 간주된다.

한 번 잃어버린 자기이름을 찾으려면 최소한 억대에 이르는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법정으로 가더라도 되찾는다는 보장도 없고 엄청난 소송비용까지 들여야 한다.

황씨의 도메인네임 위탁 보도이후 본사에는 어떻게 처분하느냐는 기업관계자들의 문의가 전화, 팩스, PC통신 및 인터넷 전자우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특히 경영층이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기업들의 인터넷 홈페이지구축이 늘어나자 인터넷접속서비스업체에도 도메인네임 확보에 대한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주로 회사이름과 관련된 도메인네임 분쟁으로 홍역을 치른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는 1,777 등 기억하기 쉬운 숫자도메인네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지원센터, (주)사이버랜드 등이 숫자등 상당수 도메인네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아직도 도메인네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대기업을 제외한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에서의 「자기이름」찾기에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황씨는 『이름이 복잡한 존슨앤존슨사는 무려 13가지 형태의 회사이름과 주요상품 30여개등 40여개의 도메인네임을 등록해 놓았다』고 소개하면서 『국내기업들도 회사명을 비롯해 주요브랜드등 중요한 이름을 지금이라도 서둘러 등록해야한다』고 강조했다.<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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