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과 범패」 세번째 무대 18일 예술의 전당서/독특한 장단·화려한 굿청·활달한 춤 선봬뱃사람의 삶은 늘 위태롭다. 험한 물길에 자칫하면 고기밥신세다. 사람마다 생업이 다른데 어찌 구태여 선인이 되어 「먹는 것은 사잣밥이요 자는 데는 칠성판」(서도민요 「배따라기」 부분)일까.
○보통 12∼14거리 일주일 걸려
동해안별신굿은 그처럼 불안한 삶의 조건을 뛰어넘고자 바닷가 사람들이 몇 년에 한 번씩 크게 벌이는 마을굿이다. 뱃길 무사하고 고기잡이 풍년들고 마을 편안하라고 비는 굿이다. 부산에서 강릉까지 동해안 어촌에서 전승되고 있는 이 굿이 18일 하오 4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국정원에서 공연된다.
동해안별신굿은 복잡하고 독특한 장단의 음악과 활달한 춤, 화려한 굿청 치레가 특징이다. 동해안 굿거리장단은 35박이나 된다. 2박 또는 3박이 모인 혼합박 구조인데 그 조합의 복잡 정교함이 감탄을 자아낸다.
병풍을 치거나 탱화를 거는 것으로 굿청을 차리는 다른 지방과 달리 색색깔 종이를 오리고 접어 만든 갖가지 탐스런 꽃과 등, 배 모양 따위로 굿청 곳곳을 꾸미는 것도 별나다. 무당은 팔을 머리 위로 홱홱 넘겨가며 격렬하게 춤을 춘다.
○김석출 등 예능보유자 출연
동해안별신굿의 구조는 보통 12∼14거리로 이뤄진다. 마을 수호신인 서낭을 모셔 좌정케 한 다음 여러 신을 차례로 불러 논다. 신의 내력을 소개하는 무당노래며 재담, 연극적 요소가 뒤섞여 흥겹게 돌아간다. 그 중 효녀 심청을 신으로 모시는 심청굿대목은 심봉사 눈 뜬 것처럼 노인과 어부들 눈 밝으라고 비는 차례다. 대개 사흘, 길면 1주일도 걸리는 이 굿을 이번엔 3시간으로 줄여 공연한다.
악사 김석출과 그의 아내인 무녀 김유선등 예능보유자 2명과 그 일행이 나온다. 김석출은 4대째 내려오는 무당집안 출신으로 굿장단을 귀신처럼 잘 칠 뿐 아니라 호적(날라리)시나위와 종이꽃 만드는 솜씨도 뛰어나다. 김유선은 어느날 갑자기 외할머니 신이 몸에 붙어 무당이 됐는데 무업으로 이름 날리던 김씨 집안에 들어와 굿을 제대로 익혔다.
6월부터 매달 셋째 일요일 하오 4시 예술의 전당 한국정원에서 펼쳐지는 「굿과 범패」시리즈는 매번 3,000명 이상 몰려드는 관객의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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