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식품수입에서 으뜸가는 도시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식품이 자그마치 1천6백여종에 이른다. 자체적으로 생산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통관검사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일단 「상륙」에 성공만 하면 그 식품은 국제적인 우수제품으로 공인받는 거나 다름이 없다. ◆작년에 홍콩의 한 소비자단체는 수입식품의 선호기준을 조사한 적이 있다. 한국산으로는 라면과 김치가 포함됐다. 그 결과 한국라면은 현지 주민들의 입맛에 가장 가까운 이점을 갖고도 포장이 일제보다 못해 소비자를 뺏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치도 마찬가지로 일제는 색깔부터 고왔고 특히 진열하기에 편리하도록 포장되어 있어 인기가 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91년에 우리의 한 업자가 대구사과를 배에 가득 싣고 그 곳에 갔다. 그러나 식품검사에서 퇴짜를 맞고 되돌아오고 말았다. 한국사과의 맛이 뛰어나 시장잠식을 우려한 폭력조직이 가운데서 훼방을 놓았다는 소문마저 있었지만 당국의 발표는 포장부실로 선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간 한국을 여행한 많은 홍콩인들이 우리의 사과맛을 잊지 못하는데도 그곳 상륙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미국 바이어들이 한국과의 거래를 기피하는 이유 6가지를 공개했다. 제때에 정보를 회신해 주지 않는다거나 관련서류가 부실해 이를 보완하는데 시간낭비가 많고 무역전문지식이 부족한데다 품질고급화를 위한 노력의 부족, 잦은 가격변동 외에 특히 포장술의 부족 등이었다. 무공은 이 내용을 각 업체에 배포해 업무에 참고하도록 했다. ◆우리와 수교 4년만에 연간 1백50억달러의 교역량을 기록하게 된 중국이 지금도 기회있을 때마다 우리 업계에 당부하는 말이 있다. 「좀더 꼼꼼해지라」는 것이다. 물량에만 집착하며 내실엔 태만하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무공의 우리 자화상 공개내용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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