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쪽으로 힘 이동” 긴장재경원/정통부추진력 변화 촉각/해양부정치력 발휘 관심개각의 폭이 예상과 달리 중폭으로 판가름나자 관련부처를 중심으로한 관가는 이번 개각의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해가며 술렁였다. 개각의 초점이 경제부처에 모아지자 경제부처가 몰려있는 과천의 정부2청사는 새경제팀이 펼칠 경제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수성 국무총리는 휴가중임에도 8일 상오 종합청사 총리집무실에 들러 서류 등을 챙긴 뒤 정무제2장관실로 가 김장숙 장관을 만났다. 김장관이 총리에게 면담을 신청을 했으나 이총리가 일부러 장관실로 간 것으로 미뤄 김장관 경질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공관으로 돌아간 이총리는 김영삼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점심을 함께 한 뒤 다시 집무실로 와 강봉균 총리행정조정실장을 불러 정보통신부장관 임명 사실을 통보했다.
○…재정경제원은 한승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경제부총리에 임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부총리가 원만한 성격에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경제난국에 대처하는데는 무난한 인물이라고 기대했다.
재경원 관계자들은 나웅배 부총리 경질은 그동안 악화해온 경상수지와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최근들어 더욱 나빠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이석채 장관이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점을 들어 청와대가 각종 지표를 꼼꼼히 챙길 것이라며 긴장하기도 했다.
나부총리는 점심 직전에 경질을 통보받고 간부들과 고별오찬을 같이 했다.
○…이석채 장관이 청와대경제수석으로 간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통부 직원들은 당초 유력하게 관측됐던 자리로 옮겨갔다고 말하면서도 이동시기가 이처럼 빨리 올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원들은 특히 『이장관이 많은 논란속에서도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을 소신껏 끝내는 등 많은 일을 매듭 지었다』며 일 추진력이 유별난 이장관이 가면 외압, 외풍때문에 정통부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불과 8개월전 물러났던 이성호 장관이 재임명되자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정희섭씨가 9대(61년 7월∼63년 12월) 12대(66년 4월∼69년 10월) 장관을 지냈고 타부처에도 이같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전임 장관이 다시 임명된 경우는 이장관이 처음이다.
김장관은 개각 발표후 기자들과 만나 『한약분쟁 등 격무때문에 당뇨 혈압 등 지병이 도져 6월말 이수성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 반려된 뒤 여러 차례 사표를 제출해 가까스로 허락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신상우 의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해양부로 통합되는 해운항만청 소속 직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장관은 국회에서도 해양행정과는 무관한 국방 정보 보사상임위에 몸담아 왔기 때문에 해양부직원들은 다소 어리둥절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기관이 통합된 신설 부서의 초대장관은 높은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권 인사가 합당하다는 점을 들어 환영의 뜻을 보이는 직원도 많았다. 특히 해양쪽과 수산쪽에서 중립을 지키자면 정치인출신이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과기처는 지난해 1년동안 차관을 지냈던 구본영 경제수석이 8개월만에 장관으로 승진해 고향에 돌아오는 것을 환영했다. 구장관이 차관시절에 물러나는 정근모 장관과 호흡을 잘 맞췄기 때문에 업무기조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정장관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관을 그만두면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하는 등 이미 자신의 퇴임을 예상했었다.
○…정무2장관실은 중폭 개각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장숙 장관의 경질을 점치기 시작했다. 정무2장관실은 개각이 소폭일 것이라고 보고 김장관의 유임을 당연시했었다. 한편 신임 김윤덕 장관에 대해서는 『여성으로 세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냈으니 남다른 추진력과 정치력이 있을 것』이라고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홍희곤·선연규·이성철 기자>홍희곤·선연규·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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