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술론 한계 많아… 인조합성물 사용땐 신중을성형수술을 요구하는 환자는 간난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다양하다. 수술동기도 매우 다양해 단순히 선천성 기형을 고치려는 환자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하거나 국회의원에 출마하려고 코를 고치고 얼굴 주름살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 배우의 사진을 갖고와 눈과 코를 비슷하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성형외과란 학문은 『생체내의 내장기를 제외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부위에서 과학과 예술을 상호적응시키는 것』이라고 명명돼 있어 어디까지 발전할지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많은 제한과 한계가 있다. 생체조직은 그 형태를 변형시킨 뒤에도 생존해야 하는데 어느 한계를 지나면 혈액순환장애로 괴사하거나 치유되지 않아 수술부위가 찌그러지고 함몰된다. 즉 높이고 깎고 자르고 끌어당길 수는 있으나 일정한 조건이상은 불가능한 것이다.
또 인간이란 개인차가 많아 어떤 환자가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다른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피부가 두껍고 검은 경우는 피부에 흉터가 잘 생기며, 동그랗고 살찐 얼굴은 주름살 제거술의 결과가 좋지 않고, 안구가 나와 있는 사람이 쌍꺼풀수술을 하면 미용적으로 오히려 불리해진다. 얼굴이 크고 목이 짧으면 턱뼈 윤곽교정술로 턱을 작게 해야 하지만 키가 크고 목이 긴 사람은 오히려 턱뼈 확대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인종적 문화적 차이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서양사람에겐 적합한 수술이 한국인에게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다.
서양인을 닮은 눈과 코를 만들면 괴물처럼 보이고, 서양인을 기준으로 유방확대술을 하면 평생 한복은 입지 못하게 된다. 물론 최근 매스컴이나 광고모델 등의 영향으로 미인의 기준이 점차 서구화하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동양미 한국미를 보존하고 개발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실리콘제제등 여러 인조합성물을 성형수술에 사용해 왔으나 아직 인체조직과 똑같은 물질을 개발하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인체에 안전하다고 판정돼 널리 사용되던 물질이 하루 아침에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드러나 생산이 중단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조합성물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시술을 받더라도 제거할 수 있는 방도를 미리 정해 놓아야 한다. 한번 성형수술을 하면 이전 상태로의 복원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수술하는 의사나 수술받는 환자 모두 신중을 기해야겠다.<박철규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성형외과과장>박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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