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20명이면 10.5등 처리 「중간등위제」 도입 예상/고교간 학력격차 기준마련 어려워 당장은 불가능종합생활기록부의 석차기재 방식이 바뀜에 따라 각 대학들의 97학년도 입시요강도 변경이 불가피하다.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각 대학들은 이미 올해 6월 석차백분율제에 따른 종합생활기록부 기재방식에 맞춰 97학년도 신입생 선발방법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개선안에서는 동점자 처리방식은 물론 고교간 학력차이에 따른 가중치 부여 등을 대학 자율에 맡김으로써 각 대학들은 종전보다 종합생활기록부 반영방식에 상당한 융통성을 갖게됐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부분의 대학들은 그러나 97학년도 입시요강의 대폭 수정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입시에서 각 대학들의 종합생활기록부 반영방식은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종전 종합생활기록부의 1∼1백% 석차백분율을 그대로 점수화하기로 한 1백17개 대학은 대부분 석차백분율이 없어지더라도 석차를 백분율로 환산해 종합생활기록부 성적을 낼 계획이다. 고려대도 석차백분율을 9등급화(1백70점 만점·급간 5점)해 교과성적을 산출키로 한 당초 방안대로 입시를 치를 방침이다. 그러나 동점자 처리방식과 고교간 학력차 인정여부에 대해서는 대학간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동점자 처리◁
새로운 종합생활기록부제에서 동점자를 인정해줌에 따라 일부 고교에서 최상위 동일석차, 다시말해 1등을 받는 학생을 양산해낼 것에 대비해 동일석차 학생수에 따라 점수를 차별화하는 「중간등위 점수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문제를 일으켰던 일선 고교의 고득점 동점자 양산이라는 부작용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예를 들어 전체 학생 5백명인 학교에서 만점자가 20명이 나올 경우 종합생활기록부에는 20명 모두 1등으로 기재되지만 중간등위 점수제를 적용할 경우 이들 학생들은 1등과 20등의 중간등위인 10·5등으로 처리돼 이에 해당하는 점수만 받게된다. 다시말해 동점자를 양산한 고교 출신 수험생에게는 불이익을 줘 동점자를 억제하고 정당하게 평가한 고교 출신 수험생이 입시에서 불리해지는 일은 사전에 차단하게 된다.
▷고교간 학력 격차◁
서울대의 경우 중간등위제도입을 사실상 결정한 상태다. 또 대부분의 대학이 종합생활기록부에 동일석차를 받은 학생수가 기재되는 만큼 고의적인 「점수 올려주기」의혹이 짙은 고교에 대해서는 입학전형시 어떤 방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으나 세부 방안은 아직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고교간 학력격차를 97학년도 입시부터 반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의 경우 현재 고교 2년생까지 「비교내신」을 적용받기 때문에 당장 고려할 필요가 없는데다 비평준화 지역의 소위 지방명문고에 대해서도 가중치 부여를 위한 합리적인 기준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관계자들은 『고교간 학력격차를 대학이 자체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국립교육평가원 등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별도의 평가시험을 치러 학교별 점수를 지수화 하거나 수능성적을 비교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먼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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