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팝가수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이 허가됐다. 문체부가 초청에 문제 없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문체부는 뿐만 아니라 최근 관련단체에 해명성 자료를 배포하는등 반대여론을 극소화하는 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기독교연합등 종교·시민단체들이 이에 반발하는데 비해 예총이나 한국음악협회 등 순수 예술단체들은 무심한 표정이다.문체부의 허가기준은 문화주체적 입장보다는 불허했을 때 받게 될지 모르는 통상압력, 국제여론 악화 등 불이익에 초점을 맞춰 내려진 것 같다. 우리의 문화현실이나 교육현장 등을 파악하는 데는 소홀한 느낌이다.
세계 대중문화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잭슨의 공연 유치 자체를 백안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일 수 있다. 그리고 고액의 유치비용만을 문제삼아 반대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 있겠다.
정작 문제인 것은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주도해온 현정부가 유독 문화에 대해서만은 개선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대 문화정책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공연장의 행정체계 전문화나 문화예산 증액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1%도 안되는 문화예산은 국가체면과 상관없고 마이클 잭슨 공연의 유치 불가는 창피하다는 것인가.
정부가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에 어떤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는지, 순수예술의 기능을 제대로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단적인 예로 공영방송을 보자. 국민의 문화복지 주체가 되어 선도해야 할 방송이 획일적인 대중음악 일변도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문화감성 하향평준화」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문화예산 증액 못지 않게 창작 지원, 학교 문화시설 개선, 매니지먼트 육성 등 실질적 공연문화 부양책을 내놓는 실천성이 아쉽다. 마이클 잭슨 공연은 이런 관점에서 파악돼야 하지 않을까. 대중음악과 순수예술의 균형을 위해서 순수예술에 정책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대중·순수의 이분법적 논란은 효과가 없다.
상업화에 물든 들뜸의 사회문화구조 때문에 사색과 향기를 지닌 문화가 더 이상 벼랑 끝에 몰려서는 안된다. 특히 자극만을 문화로 인식하는 청소년들에게 그 반대의 문화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는 있다.<탁계석 음악평론가>탁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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