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미대륙의 대서양 연안에서는 서로 다른 두가지 인양작업이 진행되고 있다.하나는 지난달 롱아일랜드 해상에서 추락한 TWA 소속 여객기 잔해와 승객 유해를 인양하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1912년 침몰한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를 건져내는 것이다.
두 작업 모두 기상과 해상의 악조건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또 시대는 다르지만 사고를 낸 선박과 항공기가 당대에선 가장 훌륭한 교통수단이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굳이 차이점을 들자면 TWA기 인양작업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현재의 사안이고 타이타닉호의 경우 신문에 광고를 냄으로써 역사적 사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타이타닉호 인양을 맡은 RMS 타이타닉이라는 회사가 인양현장을 배를 타고 관람하는 관광패키지를 만들어 팔고 있다는 점이다.
26일로 예정된 타이타닉호 선체 인양 현장을 중심으로 짜여진 6박7일간의 관광상품 가격은 1인당 3,600달러(약 300만원)나 된다. 단 한번밖에 없는 귀중한 구경거리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프로그램도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호화스러움에 비견할만큼 고급스럽다. 선상에서는 침몰한 타이타닉호에서 연주됐던 음악이 재연되고 저녁에는 호화리셉션이 예정돼 있다. 세계 유명 인사를 만날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3일 뉴욕항을 떠나는 유람선은 타이타닉호 인양 현장에 도착하기 앞서 TWA기 추락현장도 지난다. 프로그램은 관광객들이 세기를 걸쳐 일어난 두 사건을 통해 당대의 아픔과 과거의 재현을 동시에 느낄수 있게 짜여있다.
얼마전 우리 해군이 임진왜란때 사용했던 거북선 총통을 인양했다고 발표했다가 허위로 밝혀져 물의를 빚은 일이 있다.
타이타닉호 인양 작업은 과거의 비극을 지나치게 장사 속으로 포장한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러나 포탄도 폭발하지 않는 수심 4㎞에서 건져내는 타이타닉호를 관람하는 가격은 해군장교의 거짓말에 온 국민이 속았던 뼈아픈 대가보다는 비싸 보이지 않는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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