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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 “성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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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 “성업중”

입력
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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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세제 주종 광고·물류비 없어 남는 장사/미 업체중심 폭발적 신장 “내년 시장규모 1조”「무점포판매의 꽃」이라 불리는 다단계판매가 국내 유통업계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91년 미국 다국적업체인 암웨이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첫선을 보인 다단계판매는 93년까지만해도 시장규모가 200억원대에 불과했으나 최근 2년사이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총 매출규모가 7,00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단계판매업체도 급속히 늘어나 현재 90여개 업체가 영업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외국계는 암웨이를 비롯, 뉴스킨 렉솔코리아 선라이더 엑셀등 8개이며 GNLD 허벌라이프 마킨스 에이본 샤클리등 7∼8개 업체가 국내 진출을 준비중이다.

모두 미국계인 이들 업체는 수적으로는 전체 다단계판매업체의 10% 수준이지만 매출액면에서는 90%이상을 장악, 국내 다단계시장은 사실상 미국의 다국적업체에 점령당한 상태다.

7,000억원의 올해 매출시장중 암웨이를 비롯한 4∼5개 업체가 6,500억원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130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다단계판매 회원중 110만명이 암웨이와 뉴스킨의 판매요원이다. 반면 국내업체는 80여개가 참여하고 있으나 대부분 영세한데다 운영노하우도 원시적이어서 정상적 의미의 다단계판매를 하는 업체는 10여개 안팎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세제 화장품 건강보조식품을 주력품목으로 하는 암웨이는 지난 1년동안 세제및 생활용품에서만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 세제시장의 25%를 점유했고 올2월 국내영업을 시작한 뉴스킨은 3개월만에 화장품시장의 8%를 점령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암웨이는 특히 주방세트 등 고가품으로 품목을 다양화해 올해 전체시장의 절반이 넘는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업체로는 웅진이 지난해 6월 서한웰이라는 별도법인을 세워 다단계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그러나 국내업체참여가 본격 활기를 띤 것은 4월 풀무원이 전통식품과 건강보조식품을 주상품으로 풀무원생활(주)을 설립하면서부터로 풀무원은 특히 LG생활건강과 제휴, 5년내 다단계판매 합작회사를 설립해 다국적기업에 맞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진로도 진로하이리빙이라는 독립법인을 설립, 8월말부터 영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아래 애경산업과 물품생산 및 판매분야에서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이밖에 김정문알로에 한국바이오에너지 세모등이 화장품과 세제 정수기 건강보조식품 생활용품에서 다단계판매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단계판매시장이 97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단계판매가 미래의 마케팅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광고비 물류비 관리비용이 들지않아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수 있고 또 판매이익의 일부를 환원해 주는등 회사와 사용자가 혜택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확대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국업체들의 품목이 대부분 수입품이어서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국내중소업체의 타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히 팽창하는 다단계시장을 유통구조 혁신의 계기로 삼기 위해서는 다단계판매의 생명이라 할수 있는 자본과 품질, 운영노하우를 하루빨리 확보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단계판매란/「피라미드식 판매」 합법적 형태로 바꿔/소비자들이 판매요원 점조직으로 확장/제품 본사서 공급… 100만원이하만 취급

다단계판매는 과거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피라미드식 판매를 합법적 형태로 바꾼 판매방식이라고 쉽게 설명할수있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합법적으로 허용된 다단계판매는 소비자가 판매요원이 돼 그 회사의 제품을 또다른 소비자에게 소개하면서 판매망을 넓혀나가는 방식이다. 점조직형태로 계속 하부판매요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점에서 피라미드와 같지만 제품이 판매원(회원)들 사이에 매개되지 않고 본사가 직접 공급한다는 점, 판매요원이 얻는 이익도 전체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수수요율표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피라미드와 다른 점이다.

또 100만원이하(부가세포함)의 제품만 취급할수 있어 판매조직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점에서 고가품위주의 단매형식인 피라미드와 차별된다.

정부는 지난해 관계법령을 개정하면서 피라미드식의 사기적 요인을 없애기 위해 단품최고가격을 100만원이하, 판매요원의 마진을 판매원 할인가격의 35%와 소비자가격의 25%중 낮은 쪽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건에 하자가 있을 경우에는 제품구입 3개월이내에는 대금의 전액을, 3∼6개월은 90%, 6개월∼1년은 70%, 1년이 넘으면 50%를 돌려받을수 있다.

업계에서는 다단계판매가 회원제 소개판매로 건전하게 육성되기 위해서는 중저가의 소비재 단품으로 품목을 엄격히 한정하고 가격도 지금의 100만원에서 10만원대 이하로 대폭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마진율도 올라가 변태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고 또 지금처럼 외국계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는 허용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국내 유통및 제조업체에 미치는 피해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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