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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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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자금성, 명 13릉은 중국의 문화를 상징하는데다 북경과 이웃해 있어 주요 관광코스로 되어 있다. 장성이 국방용 울타리였다면 자금성은 통치자의 거처. 능은 황제, 왕후의 묘소인데다 워낙 규모가 커 중국인의 대국관념을 그대로 나타냈다고 자랑한다. ◆이중 명13릉은 북경 서북쪽 50㎞ 떨어진 천수산 기슭에 있다. 1409년 명나라 성조때 착공해 하나에 평균 6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진입로만 8㎞에 첫 누각에서 정문까지도 7㎞나 된다. 그 사이 24개의 돌짐승과 12개의 돌사람 석상이 천자의 시신을 맞았다. 바로 이 밑에 5개의 지하궁전이 있다. ◆지상의 돌은 한백옥이란 특수석만을 사용했고, 지하궁전 역시 5백리밖의 운귀천나무와 2백리밖 방산지방의 돌만을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능의 역사를 장황히 자랑하다가도 감추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지방에 전해 내려온 한시로 「공사에 동원된 석공의 후손은 지금도 찾을 길이 없다」는 내용이다. ◆수십만의 석공, 군인, 백성이 공사에 동원되었고 굶주림과 육체적 고통으로 숱하게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기록에도 남아 있다. 통치자의 허영과 욕심이 결국 무고한 백성의 희생을 가져왔음을 말한다. 그래서 근세 정치가 양계초는 이렇게 말했다. 「장성, 자금성, 능의 역사는 육민의 산물일 뿐이다. 그리고 그 끝은 반드시 멸망으로 이어졌다」 ◆북한이 최근 김일성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새로 단장했다. 길이 4백60m, 너비 1백90m의 광장에 20가지의 화려한 화강석을 깔았고 석상외에 지하철과 연결된 외랑(건물외벽통로)도 만들어 「만년대대 최상수준」임을 자랑하게 됐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김정일의 「숭고한 충효」로 떠벌리며 능단장에만 광분하는 그들은 「형제국」이라는 이웃 중국의 역사조차도 모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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