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택경기 침체로 부도업체 속출건설부문에도 양극화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해외건설은 동남아특수 등에 힙입어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국내시장은 주택경기침체와 경기하강 등의 영향으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내와 국외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3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회간접자본 확충사업이 활발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개척에 가속이 붙어 올들어 6월까지의 해외건설수주액이 54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전년동기보다 87%나 증가한 것이다. 7월까지의 수주액은 65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북미와 태평양지역에서도 주택사업과 개발형사업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하반기 들어서도 활황세가 지속돼 올 한해동안의 해외건설수주액은 83년 이후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동아건설이 100억달러규모의 리비아대수로 3·4단계공사를 따낼 경우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부문이 70년대 중동특수를 능가하는 금맥을 캐고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동아건설을 비롯한 대형업체뿐 아니라 동성종합건설 신한 등 중견업체들도 미국 등에 잇따라 진출, 해외시장개척이 다각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건설경기는 추락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선 주택부문은 주택가격안정세와 미분양주택적체가 계속되면서 신규사업이 타격을 입어 1∼5월중 주택건설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줄어든 22만700가구에 그쳤다. 건설성수기에 접어든 6월 한달동안의 주택건설물량도 4만8,500가구로 전년동기보다 15.6% 줄어드는 등 주택부문이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발주사업 등 일반건설부문의 시장규모도 지난해보다 늘어나기는 했으나 일부 대형업체에 사업물량이 몰려 매출액기준으로 상위10위권 이외의 업체들은 대부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반영, 부도업체수가 94년 49개, 95년 145개로 늘어난 데 이어 올들어 7월까지 116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말까지는 200개이상의 업체들이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와해되고 해외시장에 치중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건설부문에서도 제조업과 유사한 국내시장 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민간건설시장이 개방되는 내년부터는 국내시장을 포기하는 업체가 속출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건설부문 매출액이 국민총생산의 25%안팎을 점하고 있는 점을 감안, 국내시장을 방어하고 외국업체의 국내시장 장악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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