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태고종,자료집·세미나 잇단 준비불교계의 일제잔재 청산작업의 분수령을 이룬 불교정화운동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불교계에서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조계종의 수행단체 선우도량(공동대표 도법)은 불교정화운동사 자료집 발간을 계획하고 있고 새불교승가회(회장 진관)도 9월께 불교정화운동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정화운동의 상대적 피해자라는 의식이 강한 태고종(총무원장 혜초)도 정화운동의 실상을 정리하는 자료발간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불교정화운동은 54년 이승만대통령의 「불교계의 왜색탈피」지시에 따라 일어난 대처승(태고종)과 비구승(조계종)과의 분쟁. 사찰재산권을 놓고 두 종단의 갈등이 장기화했고 분쟁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는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정화운동은 결국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불교를 주도해온 태고종의 침체를 가져왔다. 정화운동은 조계종을 중심으로 한 불교계의 구도가 재편성된 분기점이면서도 정통성·재산권문제등 두 종단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그동안 제대로 조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태고종은 아직까지 불교정화운동이라는 명칭대신 「조·태분규」라고 부르고 있다.
선우도량은 정화운동을 주도했던 스님과 불자 60명의 증언을 묶은 「불교정화운동증언집」(가제)을 내년 7월께 발간할 계획이다. 선우도량은 일단 증언집 발간 이후 본격적인 평가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근 증언채록팀을 구성, 원로스님등을 중심으로 조사작업에 착수했다.
태고종은 최근 종무회의를 열고 올해 안에 발간될 10권 분량의 종무행정백서에 「조·태분규」부분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내용은 분규로 인한 물적·인적 피해와 신문기사 종단문서 성명서등 각종자료, 관련 스님들의 증언등이 중심이 된다. 태고종 법현 총무부장은 『「조·태분규」에 대한 역사적 정리작업은 불교계의 비전 제시를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라며 『적절한 시기에 본격적인 백서발간도 추진할 계획이며 진상을 밝혀줄 미공개문서의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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