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서 양치기소년은 하늘에 흐르는 유성을 주인댁 따님 스테파네트에게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이라고 설명해준다. 『어머나, 별들도 결혼을 하니?』하고 묻던 아가씨는 어느새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다. 소년은 「저 숱한 별들 중에서 가장 가냘프고 가장 빛나는 별님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고이 잠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는 「한 번이라도 한 데서 밤을 새워본 사람은 인간이 모두 잠든 깊은 밤중에 또 다른 신비로운 세계가 고독과 적막 속에 눈을 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윤동주 「별 헤는 밤」)에는 평소 잊었던 세계가 가득 펼쳐지고 있다. 고은은 「밤하늘 우러러」에서 「밤하늘이야말로 무언가 새로 태어나오시는 곳인가/왜 이다지도 하늘에는 별들께오서 총총하시는가//페르시아/메소포타미아/이디오피아/그 곳 늙은 동방박사들께서 지팡이 짚고 오시는 길인가」라고 했다.
별자리에 최초로 이름을 붙인 사람들은 메소포타미아지방의 양치기들이었다고 한다. 하루 일을 끝내고 풀밭에 누워 그들은 갖가지 모양의 별자리에 아는 동물의 이름을 붙였다. 윤동주도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그리운 이름들을 불렀었다. 「밤 들어 세상은/온통 고요한데/그리워 못 잊어 홀로 잠 못 이뤄/불 밝혀 지새우는 것이 있다/사람들은 그것을 별이라 그런다/기약이라 소망이라 그런다/밤 깊어 가장 괴로울 때면/사람들은 저마다 별이 되어/어머니 어머니라 부른다」(김남주 「별」).
별은 죽어갈 때 붉은 색으로 변한다. 가장 젊은 별은 푸른 색, 다음이 노란 색, 그 다음 빨간 색. 별의 색깔에는 생명이 담겨 있다. 별의 반짝임은 무한우주의 메시지다. 「최근의 밤하늘을 보라/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어떤 사람들의 고통과 죽음을/별들은 자기의 빛으로/가슴 깊이 감싸주고 있다/실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리들을 향하여/유언같은 별빛을 던지고 있다」(정현종 「최근의 밤하늘」).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거기 소망이 빛나고 그리움이 반짝이고 잊었던 동심의 세계가 명멸한다.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난 휴지의 시간―한 데에서 자면서 밤하늘을 우러러 보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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