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는 2일 소설가 김하기씨(본명·김영·38)가 지난달 30일 백두산 등정후 중국 연길(옌지)에서 실종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90년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다룬 소설집 「완전한 만남」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외무부는 주중대사관이 1일 김씨 일행으로부터 김씨 실종신고를 받아 연길시 공안당국에 조사를 의뢰,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김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복역한 경력과 실종 당일의 언행 등으로 미뤄 자진입북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무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8일 부산소설가협회가 주관하는 부산·연길 문학교류행사차 일행 63명과 함께 중국으로 떠나 30일 백두산을 등정한 뒤 하오 9시께 동생 완씨(31) 등과 함께 북·중 합작식당인 「금강원」에서 술을 마시다 김일성배지를 단 북한 여종업원과 함께 밖에 나간뒤 행방불명됐다.
동생 완씨는 당시 형이 만취한 상태였으며 여종업원에게 자신을 남한의 소설가라고 소개하면서 『북한에서도 내 책이 출판됐는데 인세를 받으러 가야겠다』라며 북한으로 가는 길을 묻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전했다. 완씨는 또 『다른 종업원으로부터 형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 지역인 하이룽(해룡·북한 회령의 맞은 편)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김하기는 누구/복역 체험바탕 분단문제 주로 써
김하기씨는 부산대 철학과에 다니던 80년 계엄확대 반대시위로 구속돼 81년 군사재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체험을 바탕으로 비전향 장기수문제 등 분단문제를 그린 소설을 주로 썼다. 88년 12월 가석방된 뒤 89년 「창작과 비평」에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을 다룬 중편 「살아있는 무덤」을 발표, 문단에 등단했다. 김씨는 그해 10월 「완전한 만남」으로 제1회 임수경통일문학상을 받았고 92년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경남 울산출신으로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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