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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대니얼 부어스틴 지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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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대니얼 부어스틴 지음(화제의 책)

입력
1996.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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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우연한 발견들「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상의 얼굴이 바뀌었을 것이다」 파스칼의 가정이다. 그러나 역사에는 가정이 성립될 수 없다. 다만 우연하고 사소한 일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경우는 적지 않다. 이 책은 제한적이나마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의 길로 안내한다. 대니얼 부어스틴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 지성으로 시카고대 역사학교수, 의회도서관장을 역임했다. 그의 저서 「창조자들」 「미국인들」은 국내에도 소개됐다.

진실의 길을 찾는 탐험에는 「무지의 발견」 「부정적 발견」 「역사의 부산물」이라는 독특한 시각이 동원된다. 콜럼버스의 미대륙 발견이 그와 동시대인이 지구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일깨운 「무지의 발견」이었다면, 전설적인 대남대륙(이 땅은 남극부터 동남아까지 뻗어 인도양을 호수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되었다)이 존재하지 않음을 입증한 쿡선장의 호주탐험은 「부정적 발견」에 해당된다. 「부정적 발견」은 그러나 역사발전의 발판을 마련해 주었다. 「역사의 부산물」 역시 인간이 의도한 것보다 더 강력하고 더 광범위하고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워진 것은 몇몇 항해사의 무지와 계산착오, 용기와 고집의 부산물이다. 즉 인도 중국으로 가는 서쪽 항로를 찾는 작업이 가져온 의도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망원경은 갈릴레오가 베니스공화국으로부터 군사장치로 「멀리 보기 위한 도구」의 개발을 의뢰받고 만든 것이며 원자력 역시 군사적 활용방법을 찾고자 했던 작업의 부산물이다. 지은이는 현대에는 「필요」가 문명의 발전을 추진한 원동력이었으며 앞으로 인류발전의 가능성은 매일 확산되고 있는 「필요의 양」으로 측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영목 옮김. 문예출판사간·6,500원<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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